▲ 2014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 벨기에 축구국가대표팀의 H조 3차전 경기에서 벨기에에 1대0으로 패한 한국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남기 기자】2014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에 나선 아시아 4개국이 12경기 출전에 단 1승(3무9패)도 챙기지 못한 초라한 성적표를 내면서 ‘축구 변방’으로 몰락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지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브라질월드컵에 나온 한국(H조·1무2패)을 비롯한 일본(C조·1무2패), 호주(B조·3패), 이란(F조·1무2패) 등 4개국은 모두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된 채 귀국길에 올라야만 했다.

게다가 이들의 조별 성적은 모두 최하위인 4위에 랭크되면서 퇴보하는 아시아 축구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0승’ 수모를 당한 것은 24년 만이다. 1990이탈리아월드컵 때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 아시아 대표로 출전해 각각 조별리그 전패라는 초라한 성적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1994미국월드컵부터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 때까지는 아시아 팀이 매 대회마다 최소 1승 이상씩을 거뒀으며, 2002한일월드컵을 성공리에 개최하면서 세계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2002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매 대회 1승 이상씩을 맛봤으며, 2010남아공월드컵 때는 양국이 나란히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일궈내며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기도 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아시아 축구의 몰락을 확인시켜주는 대회가 됐다. 타 대륙 국가들과의 확연한 기량 차이를 보이며, 때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소극적인 플레이로 축구팬들의 비난까지 받기도 했다.

아시아 참가국 중 가장 먼저 탈락이 확정된 것은 호주다. B조에 속한 호주는 강력한 우승 후보들과 맞섰다. 결국 강호 칠레(1-3 패)·네덜란드(2-3 패)·스페인(0-3 패)의 1승 제물이 됐다.

이어 대회 시작 전 ‘4강 진출’이 목표라던 일본도 C조에서 승점 1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1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역전패를 당했고 2차전에서는 수비수가 퇴장을 당해 ‘10명’이 싸운 그리스를 상대로 0-0 무승부로 16강 진출이 멀어졌다. 이어 벌어진 콜롬비아와의 3차전에서는 1-4로 완패하며 마지막 자존심까지 구겨졌다.

3번째로 짐을 싼 F조의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관중들의 야유를 사는 등 졸전을 이어나갔다.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0-0 비겼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졌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1승을 노렸지만 오히려 1-3으로 무너졌다.

H조의 한국은 ‘아시아의 마지막 희망’으로 남아 있었지만 이날 패배로 앞선 3개국과 같은 처지가 됐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보인 한국은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2-4로 대패하며 16강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 모든 것을 집중시키며 대승을 노렸지만 결국 실낱같은 기적은 나오지 않았다.

아시아 축구는 유럽 등 해외 무대에 진출하는 스타급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축구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힘·기술·전술 등은 여전히 축구 후진국 수준인데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유럽(53개국)에 13장·남미(10개국)에 5.5장·아프리카(54개국)에 5장·아시아(46개국)에 4.5장 그리고 북중미(35개국)와 오세아니아(11개국)에 각각 3.5장과 0.5장의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배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아시아 축구 침몰로 그동안 힘겹게 쟁취한 4.5장의 월드컵 본선 출전티켓의 축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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