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칼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 이종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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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강의전담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6.4 지방선거가 끝나고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취임식을 마친 요즈음, 가장 눈에 띠는 시사 문제는 단연 ‘인사’에 관한 것이다. 물론 정권과 시대에 상관없이 인사 문제는 늘 정국을 흔드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선거, 심지어는 월드컵과도 맞물려서 인사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이유로 사직 의사를 밝힌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문창극씨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였다. 그러나 문창극씨는 교회에서의 친일 성향이 의심되는 발언, 기자 시절 제주 4.3 사건과 고 김대중,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논조나 대학 시절 강의 내용 등이 문제가 되어 결국 청문회에 가보지도 못하고 낙마하였다.

문창극씨의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로 국무총리 후보자 문제는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으로 일단락된 듯 했다. 그러나 소위 ‘원조 대선개입 주역’으로 일컬어지는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을 사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고추밭을 급조해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 장관 후보자 대부분이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다.

선거에 관련된 인사 문제는 단연 ‘공천’ 문제를 꼽을 수 있다. 결국 승리하긴 했지만, 6.4 지방선거 때 광주광역시장 전략 공천 문제가 불거졌다. 이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는 ‘상대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당선이 유리한 광주에 자기 사람을 심었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7.30 재보선에서도 이어져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지역인 동작을 지역구에서 공천 문제가 불거졌다. 그 결과 기동민씨가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 허동준씨와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리고 월드컵의 경우 대표선수 선발 문제가 인사 문제일 것이다. 1무 2패의 성적을 거둔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이후 “‘의리’ 선수선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대표팀의 귀국장에서 팬들이 엿을 던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인사 문제는 단순히 후보자를 바꾸는 문제로 그치지 않고, 때로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조선시대 선조 즉위 직후 기존의 훈구(勳舊) 세력이 축출되고, 성리학으로 무장한 신진 세력인 사림(士林) 세력이 대거 등용되었다. 이들은 길게 보면 고려 말 신진사대부 세력 가운데 높은 성리학 지식을 갖추고, 고려 왕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개혁하려 했던 삼은(三隱) 중 한 명인 목은 이색의 학문적 후예이다. 또한 각종 사화(士禍)로 인해 거의 몰락할 뻔 했던 세력이다.

이들이 재등장 후 기존에 훈구 세력이 가지고 있던 직책을 놓고 두 세력으로 대립되었고, 이것이 결국 이후 조선시대의 최대 문제로, 식민 사관에서 ‘조선왕조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당쟁의 시작이었다. 1572년(선조 5년) 2월,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이조정랑(吏曹正郞) 자리에 추천된 김효원과 여기에 반대한 심의겸 사이의 대립이 있었다. 이후 이조정랑 자리를 놓고 지속적으로 두 선후배 사림 세력이 반목했고, 이것이 곧 당쟁의 시작이었다. 현재의 인사 문제가 향후 우리나라 역사를 뒤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이다.

‘국가의 운명’과 같은 큰 문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재 정국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책임지고 사의를 표한 국무총리가 유임되는 촌극도 일어났고, 아직도 실종된 학생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위직 중 실종자를 앞장서서 수색하고 사태를 책임지려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대선 개입 의혹으로 자체 개혁을 부르짖었던 국정원장에 ‘대선개입 원조’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후보에 올랐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 때보다도 더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문창극 후보는 친일파라는 오명을 썼고, 할아버지 문제까지 언급해야 했으며, 학자이자 교수로서 김명수 후보와 그가 재직했던 대학교, 그가 전공한 학계는 학문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년 지기인 기동민, 허동준 두 사람은 멱살잡이를 했고, 홍명보 감독은 부동산 구매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개인의 문제에서 역사적 문제까지. 그야말로 인사가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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