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교적 세계관이 빚어낸 팔레스타인의 비극
[칼럼] 종교적 세계관이 빚어낸 팔레스타인의 비극
  • 이종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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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강의전담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일요일, 혹은 휴일에 집에서 쉬다 보면 종종 특정 종교 신자들이 전도를 위해 우리 집에 방문하는 일을 마주할 때가 있다. 또한 주변의 특정 종교 신자가 자신들이 믿는 종교를 강조할 때도 있다. 그 순간 전도나 종교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전에 쓰여 있어.”

이 이야기를 자세히 풀면, 자신들이 믿는 신을 믿으면 천국에 가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이다. 그러니 지옥가기 싫으면 자신들이 믿는 신을 믿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그 경전 자체를 믿지 않는다면?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천국과 지옥 등 사후 세계도, 심지어는 신의 존재도 부정될 것이다. 즉 천국에 갈 기쁨이나, 지옥에 갈 두려움 자체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이야기의 내용을 조금 더 확대하면, 특정 종교의 교리 자체를 믿지 않으면, 그 종교의 우주관이나 신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최근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유병언씨의 사체로 추정되는 시신의 발견을 비롯해서, 최근에 종교가 다시 큰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의 건국은 유대인의 옛 땅이었던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재건하려는 유대인들의 민족주의운동인 ‘시오니즘(Zionism)’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오니즘은 19세기 후반 동유럽과 중부유럽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근본에는 고대 예루살렘 중심부의 시온이라는 유대인에게 약속된 땅이 있었고, 유대인들은 이곳에 유대인만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종교와 민족주의가 결합된 염원이 존재한다.

이러한 종교적 사고에 영국과 미국 등의 강대국이 제1차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국내에서 강한 힘을 가진 유대인의 지지를 얻으며, 석유가 밀집된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시오니즘을 지원했다. 그리고 결국 국제연합(UN)은 팔레스타인을 아랍국가와 유대국가로 각각 분할할 것과 이스라엘을 국제화 할 것을 제안하였고, 결국 이스라엘이 건국된 것이다. 이로 인해 중동전쟁이 발발하였고,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국제연합의 결의에 따라 제공된 땅보다 더 많은 땅을 아랍국가로부터 획득하였다.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결국, 이스라엘의 종교적 믿음에서 시작되었고, 여기에 현실적 이유에서 시오니즘을 지지하는 강대국들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 앞의 논리를 접목하면, 시오니즘이 유대교적 신앙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유대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시오니즘에 따를 이유가 없다는 명제가 성립될 것이다. 아니, 유대교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시오니즘의 세계관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시오니즘에 따른 세계관이 없는 사람들을 향한 시오니즘 추종자들의 광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 이스라엘군에 의해 팔레스타인에서 자행되고 있는 무차별적인 폭격은 표면적으로는 ‘하마스’라는 단체의 테러에 따라, 하마스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역사적 맥락과 원인에는 시오니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도에 따르면, 2014년 7월 24일 현재 5천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70-80%는 여성과 어린이라고 한다.

종교학자인 심형준씨는 이스라엘을 ‘다윗의 후손인 골리앗’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의 아랍인들을 ‘골리앗의 후손이면서 신이 돕지 않는 다윗’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그 ‘골리앗이 된 다윗’이 ‘신이 돕지 않는 다윗이 된 골리앗의 후손’을 상대로 쑥대밭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고, “인종청소를 당했단 자신들의 ‘박해받은 자’로서의 기억도 잊을 채 학살을 자행한다.”고 하였다.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종교가 막상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잔혹한 살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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