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해안에 위치한 암벽을 찾아 무의도로 떠났다. 전날 다른 곳에서 암벽을 한지라 집에서 휴식을 취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휴가도 못간 처지에 바닷가라고 하니 구미가 확 당겼다. 갑작스럽게 떠난 상황이라 기본장비(암벽장비) 정도만 챙겨야 했다. 집에서 무의도 까지 대략 1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하늘을 보니 온통 잿빛으로 바람도 제법 시원하다. 아마 일본을 통과하는 태풍 영향인 듯하다.

무의도는 면적 9.432㎢, 해안선길이 31.6㎞이며 대무의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1999년 12월말 기준으로 187세대/441명의 주민이었으나 인구유입으로 2008년 기준 약 6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북쪽에는 당산(124m)이 있고 중앙에 국사봉(236m), 남쪽에는 해발고도 245.6m의 호룡곡산(虎龍谷山)이 있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18㎞, 용유도에서 남쪽으로 1.5㎞ 해상에 위치하며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잠진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고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승선시간은 약 10분이 소요된다. 섬의 형태가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것 같아 무의도(舞衣島)라 하였고, 함께 있는 섬 중 큰 섬을 대무의도, 작은 섬을 소무의도(小舞衣島)라고 했다. 부근에 실미도(實尾島)·소무의도·해리도(海里島)·상엽도(桑葉島) 등 부속도서가 산재하여 주민들은 보통 '큰 무리섬'이라고 한다.

   
▲ 무의도 선착장

조선 후기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으며, 1989년 인천광역시 중구로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지형은 대부분이 산지이고, 서쪽 해변가에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했다. 섬 전역에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남쪽의 호룡곡산에는 다양한 종류의 활엽수가 자라고 있다. 주민들은 대체로 어업과 농업을 겸하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로 무의도 포도와 청정김이 유명하다.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로 유명해져 실미도유원지가 조성되어 있고, 천국의 계단 촬영 세트장이 있다. 등산 코스가 개발된 호룡곡산·국사봉(國師峰:236m)과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해수욕장 등에 피서객들이 많이 찾아오며 펜션이 많이 들어서 있기도 하다.

   
▲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

무의도는 육지 쪽 선착장에서 바라보면 가까이 보이는 섬이지만 다리가 아직 가설이 안 되어서 배로 건너야 한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데도 말이다. 잠진도에서 무의도로 들어가는 운행시간은 오전 7시부터 8시 또는 8시 30분(월 운행시간 바뀜)까지이며 30분마다 운행된다. 이용요금은 왕복기준으로 승객은 대인 3000원, 소인(초등생) 2100원이며, 차량은 경차(18,000), 승용차(20,000), 승합차(21,000~28,000/차량마다 기준 다름/☎:032-751-3354~6) 등이다. 우리일행은 승용차 1대에 어른4, 소인1명이니 34,100원이 나왔다. 10분 남짓 건너 가는 거 치고는 요금이 비싸게 느껴졌다.

   
 

배위에서 잠깐 사진을 찍으면서 배를 둘러보니 주황색 구명튜브가 가지런히 제법 잘 정돈되어 놓여있다. 아마 세월호 여파인지 몰라도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잠진도 선착장을 떠난 배가 잠깐 사이에 무의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시간이 점심때라 해물국수집으로 향했다. 해물국수는 1인당 7천원으로 커다란 그릇에 하나로 나온다. 조개는 제법 튼실하게 많이 들어 있었지만 해감이 덜되어 모래가 조금 씹히는 듯 하고 육수 맛이 성의가 없었다. 평소 요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나는 맛에 조금 민감한 편이라 해물국수 맛에 다소 실망했다.

   
 

해안가 암벽장소로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하나개유원지에 주차를 하고 해수욕장을 지나거나 입구에서 왼쪽 해안둘레길로 접어들면 된다. 참고로 하나개해수욕장 입장료는 대인 2천원, 소인 천원이다. 해수욕장을 지나 무의도 둘레길로 접어드는데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진다. 갈수록 빗방울이 거세지면서 결국 우리 일행은 암벽을 눈앞에 두고 되돌아섰다. 어차피 비가 그친다고 해도 젖은 암벽을 올라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되어있지만 해벽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살펴보면 제주(서귀포 해벽), 부산(암남공원 해벽), 가덕도 해벽, 충남 태안(학암포 해벽), 남해(소매물도 해벽), 삼천포(진널해벽)등이 있으나 대부분 남부지방에 위치한다. 그래서 서울,경기도에 인접한 하나개암벽은 그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 무의도

이 암장은 에스트로맨 윤길수 대표가 2008년~2010년까지 2년여에 걸쳐 개척한 암장이다. 그리고 하나개암장에는 하나개월(22개), 고둥바위(11개), 호룡골(11개), 까치놀골(9개), 동죽골(9개)의 5개의 암장에 62개의 루트가 설치 되어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먼저 해안가의 특성상 밀물과 썰물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 오후 2시경에 바다를 보니 벌써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침 일찍 건너가서 오전에 암벽을 마치거나 전날 무의도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암벽을 하는 2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엔 뜻하지 않은 폭우로 실패로 끝난 무의도에서의 암벽은 추석 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할 생각이다. 생생한 등반 모습을 전달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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