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지난해 일명 ‘명절떡값’으로 한바탕 로비의혹을 치렀던 마리오아울렛 홍성열 회장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각종 의혹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산업단지공단 국정감사 증인 질의에서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명절 선물리스트가 거론된 것도 모자라 마구잡이식 고용조정을 통해 직원들을 퇴출시키고 입점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증인질의응답과정에서 위증을 했다는 ‘위증논란’까지 제기된 것.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마리오아울렛 홍 회장을 상대로 부정한 특혜를 노린 로비성 명절 선물과 이직률 100%이상을 기록하는 마구잡이식 고용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이와 관련한 질의응답과정에서 홍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위증소지의 발언을 했다고 질책했다.

홍 회장, ‘명절 선물’로 로비의혹 받아

지난해 7월 홍 회장은 명절 선물 리스트가 공개되며 한 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그러나 풀리지 않고 계속되는 의혹으로 지난 14일에 열렸던 국정감사에서 전 의원이 다시 한 번 지적하고 나섰다.

22일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홍 회장은 국회의원, 지자체, 언론사, 공공기관, 학계 등의 인사들을 S, A, B, C급 등으로 분류해 명절 선물을 돌렸다. 홍 회장은 해당 리스트에 포함되는 약 800명의 인사들에게 등급에 따라 최대 40만원의 명절 선물을 제공했다.

이와 관련해 홍 회장은 “지인들에게 명절에 성의표시를 하기 위한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개된 리스트에 포함된 인사들이 모두 사회에 내로라하는 인사들이라는 점에 전 의원은 “로비성 선물들인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지적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전 의원이 명절 선물이 로비성 용도가 아니냐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는 것은 홍 회장이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명절 선물을 집중적으로 돌렸던 시기가 산업단지공단 측과 법정 공방을 벌였던 지난 2008년 추석부터 2009년 설 사이이기 때문이다.

당시 마리오아울렛은 판매할 수 있는 물품이 단지 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제한받았으나 매장 1층과 2층에 유명 브랜드를 입점해 판매하다 금천구청 및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마찰을 빚게 됐고 이와 관련한 산단공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은 마리오아울렛은 결국 용도변경 문제로 산단공 측과 소송까지 벌이게 됐다.

그런데 최종 판결을 앞두고 돌연 소송이 취하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법원이 마리오아울렛의 불법적인 영업을 인정한다며 1심과 2심에서 산단공의 편을 들어준 상황이었기에 소송 취하는 더욱 의아한 결과였다.

이와 더불어 지식경제부가 지원 시설 확충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마리오아울렛에 대한 규제를 풀어줬고 산단공이 계약해지 조치까지 하고 나서면서 홍 회장의 명절 선물을 둘러싼 로비의혹은 더욱 불거지게 됐다.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홍 회장이 부정한 특혜성 로비의혹은 산단공과 법정시기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던 2008년 추석부터 2009년 설 사이에 약 800명의 정관언론계 인사에게 10~4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뿌린 시기와 관련있다”며 비판했다.

반강제적 권고사직·일방적 계약해지 통보 둘러싼 ‘갑질’ 논란

또한 홍 회장은 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권고사직을 강요하고 입점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 받았다.

전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마리오아울렛의 취업자 수는 121명인데 이중 5년 이상 근속자는 12명에 불과하고 이 중 4명은 이미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이런 상황에 마리오아울렛의 이직률은 123%에 이르렀고 이에 대해 홍 회장은 퇴직자 중 상당수가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퇴사자 모두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원이었다”며 “높은 이직률의 비밀을 패션업계의 특수성과 퇴사자의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라고 말한 홍성열 회장의 무책임한 발언은 명백한 위증”에 해당된다고 비난했다.

또한 전 의원은 “홍 회장은 지난 4월 업무 외주화를 이유로 시설관리팀 21명 전원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했다”며 “홍 회장은 직원들이 권고사직을 인지한 시점이 2년 전이라고 했으나 올해 초 구두로 일방적 통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회장은 시설관리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주업체에게 업무를 맡기게 됐다고 했지만 직원들의 보유 전문자격증을 비교해봤을 때 이는 신빙성이 없는 얘기”라며 “이는 지난 3~4년간 마리오 아울렛 1관과 3관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채용한 시설관리팀 직원들을 공사가 완료되면서 필요 없게 되자 이들을 퇴사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뿐만 아니라 홍 회장은 중복 입점한 점포에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갑질’ 논란도 일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홍 회장은 마리오아울렛의 경쟁사인 세경하이힐에 중복 입점해있는 27개의 점포에 일방적으로 거래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전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의해 규제 받는 대기업 백화점과 유통업체 등은 입점업체 및 협력업체 권익이 보장된다”며 “입점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마리오아울렛은 갑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 전순옥 의원 ⓒ뉴시스

다 같은 가족이라더니…직원들은 내쫓고 친딸만 챙기기?

그런데 홍 회장이 더욱 질타를 받고 있는 이유는 국감 증인답변 마무리에서 그가 직원들을 아끼고 있는 다며 예시로 들었던 사원이 알고 보니 친딸이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받은 것에 대해 “마리오아울렛은 직원들을 소중하게 아끼고 있다”며 “디자인실에서 평사원으로 출발해 현재 디자인실장으로 일하는 사례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 의원은 “홍 회장이 증인답변에서 말했던 사례가 바로 회장의 친딸”이라며 “더 놀라운 사실은 홍 회장의 딸이 평사원으로 근무하던 디자인실이 바로 2014년 1월 패션사업부를 외주화하고 파견업체로부터 인력을 공급받기 위해 약 20명을 일방적으로 권고사직한 패션사업부에 속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홍 회장이 한순간에 직원들은 다 자르면서 자신의 딸은 실장으로 영전시키는 몰염치한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투데이신문>의 취재에 서면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명절 선물리스트와 관련해 받고 있는 로비의혹에 대해 “지인들에게 명절을 맞아 정성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한국인 정서상 명절 선물을 주고받는 관례에 따른 것이지 대가성이나 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최소 3만원에서 최대 25~30만원 수준으로 일반 기업에서 전달하는 명절 선물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입점업체 거래해지 통보와 관련해서는 “계약 만료가 되는 입주업체 중 업체 사정 및 고객반응 등을 고려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표준거래계약서에 의거해 철수하게 된 것”이라며 “일방적인 철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설관리팀 외주화와 관련해 “당사는 패션과 유통을 핵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기에 시설 관리 직군은 전문기술의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외주 전문업체를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정규직 직원의 높은 이직률로 나와있는 자료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제공받은 자료는 정규직 직원 관련 통계자료가 아닌 계약직 및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근무자를 모두 포함한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상시근로자에 대한 자료”라고 답했다.

이어 “홍성열 회장의 딸이 디자인실 실장으로 근무한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으로 현재 홍성열 회장의 딸은 패션사업부 해외상품개발팀에서 근무 중이며 직급은 대리”라며 “국감 현장에서 홍성열 회장이 답변한 사례는 80년대 중반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디자인실장을 역임했던 일반 사원의 실제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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