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정책국 소속 김나라

   
 

동물들에게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곳, ‘KARA’
‘유기견’, ‘길고양이’ 넘쳐나…동물에 대한 ‘책임의식’ 필요
‘강아지 공장’,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어
“동물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세요”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동물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동물이 아프다고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구조해주고 동물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동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소리가 터져라 시위하며 동물을 위협하는 대상에 맞서 싸운다. ‘만약 수호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진정한 동물들의 수호천사, 그들은 바로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마치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동물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애정으로 감싸주는 그들의 머릿속엔 언제나 동물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이 자리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동물들을 위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절로 나기 마련이다.

문득 그런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투데이신문>에서는 KARA에 인터뷰를 요청했고 “진정으로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런 사람들이 사랑으로 끝까지 자신의 반려동물을 책임져서 더 이상 불쌍한 유기견과 길고양이가 생겨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동물들 앞에서는 한없이 착한 KARA 정책국 김나라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Q.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어떻게 생기게 됐나.

: 아직 동물보호운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지난 2002년 4월에 동물들의 고통을 감싸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름품’이라는 이름으로 동물보호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대부분의 업무가 구조와 입양이었다. 그런데 이는 후처치적인 활동이라 생각해 동물의 생명에 대한 인식전환 캠페인 활동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고 이후 본격적인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면서 지난 2006년 ‘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라는 이름의 비영리 시민단체로 등록하게 됐다. 이후 2010년 3월에는 농림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보다 효율적인 동물보호활동을 전개해왔다.

Q. 현재 KARA는 어떤 동물보호활동을 하고 있나.

: 기본적으로는 동물들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개식용 반대 캠페인, 실험동물 반대 캠페인, 농장동물 복지 증진 캠페인, 오락동물 반대 캠페인, 기타 채식문화 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입양카페와 동물전문도서관, 동물병원 등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찾아가는 교육’이라고 해서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물보호와 관련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Q. KARA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어떤 것인가.

: KARA에서 하는 일은 감정노동이라 힘이 든다. 하루에 전화가 백 통 가까이 오는데 이 전화들 중에 좋은 내용으로 오는 전화는 사실 많이 없다. 우리가 동물을 사랑해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부분을 악용하는 전화들이 많이 온다. 예를 들어 “내가 동물을 갖다 버리고 싶은데 너네한테 가져다 버리면 되느냐, 받아주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겠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전화를 받을 때 매우 힘이 든다.

Q. KARA에서 일하면서 동물 때문에 가슴 아픈 경우도 많을 것 같다.

: 버림받는 동물을 볼 때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런 아이들은 보통 가정에서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과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동물을 매일 접하다보니 동물의 상태가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파악이 되는데 버려져서 오는 동물들은 처음 접했을 때 굉장한 슬픔이 느껴진다. 그 아이들이 당황한 눈빛과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일 때 매우 안타깝다.

   
▲ 유기견들

Q. 유기견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

: 농림부 집계를 보면 현재 10만 마리 정도 된다. 그런데 이는 거리에 있다가 시청에서 신고를 받아 시보호소에 들어가게 된 경우만 따졌을 때라 사실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유기견이 있다. 길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 구조가 돼서 구조자분이 입양을 하는 경우, 아니면 사설 보호소로 들어가는 등 다양한 경우까지 포함하게 되면 그 수가 훨씬 많을 것이다.

Q. KARA에서 하는 유기견 구조 활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 누가 제보를 해주시면 저희는 일단 동물을 구조하고 이후에는 동물을 입양 보낸다. 그런데 저희가 맡을 수 있는 동물의 양이 한정적이기에 제보를 해주신 분께서 구조된 동물이 입양가기 전까지 동물을 맡아주셔야 하는데 그렇게 해주시는 분이 많지 않다. 일단은 동물이 안타까워 저희에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신 게 대부분이라 저희가 동물을 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상황 설명을 하고 좋은 일을 하시려고 시작하신 일이니까 동물이 입양될 때까지만 맡아달라고 말씀을 드리면 처음에는 알았다고 하시지만 나중에는 연락을 끊으시는 경우가 많다. 원래 저희가 센터를 오픈할 때 KARA병원에 입원하는 동물을 제외하고 이곳에 상주하는 동물은 10마리까지만 받기로 했는데 현재 전체 개와 고양이를 합해 50마리 정도가 된다. 너무 많이 초과한 상황이라 지금 고민이 많다.

Q. 버려진 동물들이 사람에게 원하는 게 무엇이라 생각하나.

: 그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통해 얘기를 들은 건 아니지만 그런 동물들이 원하는 건 비싼 치료를 받는 것, 비싼 음식을 먹는 것 그런 게 아니라 자기가 죽을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주에 ‘상암’이라는 애가 죽었는데 KARA병원으로 구조가 돼서 온 아이었다. 구조를 하고 나서 검사를 해보니까 온 몸 전체에 종양이 퍼져서 수술은 당연히 못하고 항암치료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아이었다. 그 아이가 죽기 전에 바랐던 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원래 자기를 키워주던 집에서 자신을 키워주던 가족들 옆에서 죽는 것이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채워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Q. 반려동물 입양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 KARA 홈페이지에 입양카페가 있다. 먼저 인터넷으로 신청서를 써주시면 담당자가 서류심사를 진행한다. 그 다음 전화통화로 그분이 어떤 분인지를 파악하고 모든 가족들의 전체동의가 필요하기에 돌아가면서 가족들 모두와 전화통화를 한다. 그 이후 가정방문을 실시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KARA로 오셔서 입양동물을 실제로 보고 가시라고 안내한다. 입양 갈 집과 입양동물의 분위기가 잘 맞을 지의 여부는 데려가시는 분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기에 직접 오셔서 판단하시는 게 좋기 때문이다. 이후 이러한 과정이 모두 끝나고 동물이 입양을 가더라도 2주 지켜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보호소 생활을 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가정생활이 익숙하지가 않아 막상 가정으로 가면 소파를 물어뜯는다든지 아무데나 실례를 한다든지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미리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만 이런 부분을 못 견뎌하신다든지 막상 동물을 데려가 보니 마음이 바뀌신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동물이 입양을 가고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Q. 입양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은가.

: 많다. 차라리 2주 안에 돌아오는 아이들은 다시 왔을 때 적응을 못하지는 않는데 일정한 기간 동안 동물을 키우다가 취소하면 동물들이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신혼부부에게 입양 간 아이들이 입양 취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 2년 정도 있다가 아이가 생겨서 파양되거나 길거리에 갔다버리거나 병원에 가서 안락사 시켜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입양을 보낼 때 항상 “만약 나중에 혹시라도 파양을 하고 싶으시면 길에다 버리시거나 개장수에게 팔지 마시고 그냥 다시 우리한테 갔다 달라”는 얘기를 한다.

   
 

Q. ‘강아지 공장’이 있다고 들었다. 이곳은 어떤 곳인가.

: 말 그대로 공장처럼 어린 강아지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곳이다. 모견은 분뇨 냄새가 진동하는 좁은 케이지 안에 갇혀서 계속해서 어린 강아지를 낳아야 한다. 그런 곳에서 동물을 산책시켜주거나 정상적인 먹이를 줄 리가 없으니 모견은 그곳에서 평생 고통 받다가 새끼를 낳을 수 없게 되면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Q. ‘강아지 공장’이 생겨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사람들은 어린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고 그런 점을 노린 펫샵들은 강아지 공장에서 어린 강아지를 사오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주거 형태가 주로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작은 강아지들이 살 수 밖에 없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은 개를 매일 산책시켜줄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에 작은 강아지를 선호한다. 그런데 작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작은 종을 새롭게 만들어 낸 게 아니라 한 뱃속에서 작게 태어난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들을 서로 교배를 해서 작은 아이를 만들어내고 그 아이들은 가장 작은 아이들을 모아 더 작은 아이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질병에 약할 수밖에 없다.

Q. 어린 강아지를 대량 생산해 사고파는 지금의 구조 해결할 방법은 없나.

: KARA에서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첫 번째로 지금 불법영업을 하는 곳이 굉장히 많은데 정부에서 그런 사람들이 없어지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킬 건 지키면서 영업을 하도록 현재 이런 부분과 관련해 빈틈이 많은 현재의 법이 하루빨리 개정돼야 한다. 두 번째로는 농림부에 동물보호과가 생겨야 한다. 현재 농림부에는 동물보호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동물보호과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방역관리과에서 이 업무를 해주고는 있는데 방역이 주업무이기에 동물보호에 많이 힘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동물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관리과가 생겨야 한다. 세 번째로는 강아지를 사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어린 강아지를 파는 곳을 찾아가 얘기를 해보면 ‘소비자들이 찾기 때문에 2개월 미만의 어린 동물을 팔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어린 강아지들만 찾는 사람들의 인식전환이 굉장히 중요하다.

   
▲ 길고양이

Q. 그렇다면 가정에서 분양받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

: KARA에서는 가정에서 분양을 받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개가 새끼를 낳을 때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이상적으로 새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새끼를 내고 싶어서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새끼가 태어나면 주인이 심사숙고를 해서 강아지가 행복할 수 있는 입양처를 골라 보내는 게 아니라 펫샵에서 받는 것보다 조금 저렴한 금액을 받고 분양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가정에서 분양을 받는 다고해도 강아지를 그저 물건으로 생각해 사고파는 펫샵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강아지로 돈벌이를 하는 곳에서 강아지를 분양받은 꼴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Q. 반려동물 키우기 전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 동물을 평생 반려해야 하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키우셔야 한다. 지금은 펫샵을 통해서라든지 가정에서 분양을 받는다든지 반려동물을 사기가 너무 쉽기 때문에 동물을 키운다는 것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사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버려지는 동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평생 반려의 의미는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어 질병에 걸렸을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금전적인 부분이 발생할 경우 등 모든 상황을 감수하고 끝까지 반려동물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한 다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Q. 동물을 키울 때 ‘이것만은 지켜 달라’는 게 있다면?

: 동물을 사랑하고 챙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말하자면 산책이 굉장히 중요하다. 외국 같은 경우는 산책을 매일 시키지 않으면 동물학대에 준하는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개를 키우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10평 정도의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데 매일 개만 혼자 놔두고 산책을 시켜주지 않는다면 그 개의 평생은 10평 정도의 공간이 전부가 된다. 그런데 개는 원래 사람보다 훨씬 많은 활동범위를 두고 살아가는 동물인데 그 작은 공간에서 얼마나 답답하겠나. 그렇기에 산책은 동물을 키우는 데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다.

   
 

Q. 요즘 ‘길고양이’ 문제도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길고양이 개체수가 굉장히 많다던데.

: 길고양이는 아예 집계된 바가 없다. 서울시만 해도 감당이 안 될 정두의 개체수가 있다. 저희 사무국장님께서 근무하신 지 4년 정도 됐는데 3년전 만 해도 저희 사무실에 길고양이 때문에 전화하신 분이 한 두건 밖에 안됐었다. 그런데 지금 길고양이 때문에 전화 받는 양이 전체 전화량의 90%정도나 된다.

Q. 길고양이 수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가 무엇인가.

: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책임한 ‘캣맘’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TNR(중성화수술)을 해주지 않고 계속 밥만 주기 때문이다. 주인이 주는 밥을 먹고 마냥 건강해지는 고양이들은 자주 교배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태어나는 새끼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분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런 분들 중 그 고양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되느냐를 생각해봐야 한다.

   
 

Q. 이러한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나.

: 우선적으로는 KARA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처럼 길고양이에게 TNR을 해줘야 한다. 먹이만 주고 TNR을 해주지 않을 경우 고양이의 개체수는 지금처럼 끊임없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태어나는 새끼 고양이들을 어미도 사람도 제대로 돌봐줄 수 없기에 여러 문제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또한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에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교배를 하다보면 근친교배가 일어나 약한 애들이 태어나기도 하고 어미 고양이는 계속해서 교배를 해 새끼고양이를 낳기에 자신이 낳았음에도 자기 새끼들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데 과연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만으로 고양이의 복지가 향상된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Q.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 동물을 사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동물을 입양하는 건 어떨지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생각을 바꿔 동물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유기견과 길고양이 중에서도 정말로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많기에 그런 아이들을 한 번쯤 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그래도 입양이 싫어 동물을 사셨다면 동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사랑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한 번 가족이 된 동물이 생명을 다할 때까지 보살핌을 주는 그런 의리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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