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48일째 파업 중인 SK브로드밴드(SKB)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SK그룹 본사를 점거 농성 중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소속 노조원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6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종로구 본사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며,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노조원 200여명은 비교적 통행이 자유로운 4층 나비아트센터를 통해 건물 내부로 진입해 농성을 시작했고, 이어 건물 1층 로비를 통해 노조원 300여명이 추가로 들어와 점거 농성에 합세했다.

나비아트센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씨가 운영하고 있는 전시관이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경 4층을 점거한 노조원 22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 주거침입 등 혐의로 연행했다. 

연행된 노조원들은 서울 시내 23개 경찰서로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오전 9시 20분부터 중앙계단을 봉쇄하는 등 오전 10시경 사실상 건물을 전면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가벼운 충돌이 일어났으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낮 12시부터 약 30분 동안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앞서 을지로위원회에서 내놓은 협상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나 SK원청, 협력사협의회, 노동조합간 3자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는 고용안정과 저임금·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생활임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20일부터 파업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