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제공=금호타이어) ⓒ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분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4분쯤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본관동 입구 앞에서 김모(45)씨가 불에 탄 뒤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조합원인 김 씨가 온 몸에 3도 화상을 당해 이미 사망한 것을 확인, 경찰에 김 씨의 시신을 인계했다.

김 씨를 최초로 발견한 동료 근로자는 공장 앞에서 사람이 불에 타 죽었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당일 저녁쯤 가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긴 후 연락이 끊겼고 오후 7시 30분쯤 112에 자살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한편 김 씨는 분신에 앞서 자신의 차에 A4 1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발견된 유서에는 동료를 향해 미안한 마음이 드러나 있었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김 씨는 “못난 놈 먼저 갑니다. 함께한 동지들 너무 미안합니다”라며 “(노동) 조합 활동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네요”라고 썼다.

이어 그는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호타이어만은 바뀌길 하는 바람입니다”라며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할게요. 금타(금호타이어) 노동자 파이팅”이라며 유서를 남겼다.

김 씨는 최근 회사 측이 추진하고 있는 도급화를 반대해온 바 있다. 이날 오전 광주공장에서 열릴 계획이던 고용안정노사공동발전위원회는 김 씨 등 도급화 대상자들이 회의실을 점거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경찰은 김 씨 사망 등과 관련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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