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소설인 소설 <팽>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자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10년간 근무하다 갑자기 파면돼 <돈황제>를 써서 세간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백시종 씨다.

이 책과 같은 날 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사실에 부합하는 지 대중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점에서 이 소설은 아주 시의적절한 비교 자료가 될 수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실제 인물을 다룬 만큼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해 용의주도하게 씌어졌기 때문.

동일한 사실을 들여다보는 시선의 각도나 가공에서 그 둘의 차이와 엇결을 톺아보는 재미는 독자만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이 진정으로 겨냥하는 바는 재계의 제왕, 정계의 제왕이 되기 위해 쳐내야 했던 수많은 경쟁자들과 그 아랫줄에서 힘없이 ‘팽(烹)’ 당한 사람들, 무수한 ‘을’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누구든 가차 없이 팽 시키는 우리 사회의 약탈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약육강식의 비정한 논리가 판치는 인간정글에서 세상은 점점 위계화되고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작가는 독자에게 차갑게 되묻고 있다. 싸우면서 닮아가듯이, 어쩌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팽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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