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정동영 전 의원이 끝내 출마를 결심했다. 4월 재보선 서울 관악을 출마 여부에 대해 그동안 “출마한다”했다가 “출마 하지 않는다”라고 계속 말을 바꿨던 정동영 전 의원이 끝내 출마를 하겠다고 가닥을 잡은 것이다.

그동안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때로는 출마한다고 이야기했다가도 때로는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는 정동영 전 의원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를 놓고 상당히 고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결국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의지보다는 국민모임 지도부의 뜻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당을 창당하는 국민모임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재보선이 상당히 중요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야 오는 9월 신당 창당의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시민사회세력은 새로운 진보정당이 필요하다고 판단, 신당 창당을 준비해오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재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답보상태에 놓이게 됐다.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정동영 전 의원을 영입한 것 이외에는 진척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국민모임 지도부로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가 상당히 필요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의원의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선 출마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당시 재보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재보선에 출마를 한다는 것 자체는 정치적 신의를 져버리는 그런 행위가 될 수 있다. 자칫하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는 상당히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동영 전 의원은 출마를 한다 안한다를 계속 번복해왔다.

그러다가 드디어 출마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당장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양이다. 두 정당 모두 정동영 전 의원 출마 당일 서울 관악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두 정당 모두 계획된 일정이라면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문제는 과연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가 독배가 될 것인지 성배가 될 것인지 여부이다. 야권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야권의 분열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이 많이 있다. 이러다가 새누리당에게 의석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이상 제1야당의 기득권을 쥐고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새로운 정당의 돌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동영 전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전 의원이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서 새로운 호남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대신할 호남 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 재보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킨다면 야권 재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호남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는 야권 재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걸음을 정동영 전 의원이 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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