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식객><타짜> 등 원화·드로잉 500점 공개
‘콘텐츠 크리에이터’ 만화가 허영만의 삶을 엿보다
<미생>의 윤태호·팝아티스트 이동기 오마주 전시

【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대한민국 대표 만화가 허영만의 전시회 <허영만展 - 창작의 비밀>이 이달 29일부터 7월 19일까지 80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각시탈>, <태양을 향해 달려라>, <무당거미>, <제7구단>, <카멜레온의 시>, <날아라 슈퍼보드>, <오!한강>, <비트>, <타짜>, <식객>, <꼴>,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허허 동의보감> 등 40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을 창조해 온 만화가 허영만의 첫 전시회인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국내 만화가를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허영만이 지난 40년간 그린 15만장의 원화와 5000장이 넘는 드로잉 중 500여 점을 선별해 대중에게 선보인다.

작품 창작을 위해 끊임없이 기록한 취재노트와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만화일기 등을 공개해 ‘창작의 비밀’이 무엇인지 가늠해 볼 수 있게 했다.

첫 히트작인 <각시탈>, 무려 시청률 43%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원작 <날아라 슈퍼보드>, 90년대 청춘의 아이콘 <비트>, 영화로도 제작돼 8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타짜>, 4년간의 구상과 2년여의 취재로 한국 만화사에 우뚝 선 요리만화 <식객>, 80년대 대학생의 필독서 <오!한강> 등이 전시 메인 테마로 구성된다.

캐릭터와 연출, 스토리 구성을 통해 그가 창조한 작품이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이어져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허영만의 대표작품 외에 1974년 발행된 <각시탈>의 초판본 원화 149장이 40년 만에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붓과 펜으로 수정된 터치들, 글귀를 하나하나 따서 붙인 말풍선, 컷마다 빨강 혹은 흰 펜으로 기입한 수정사항, 출판사에 축소와 확대를 요청한 코멘트 등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만화책 속의 작은 만화 컷을 200호 대형캔버스에 옮겨놓은 작품 10여 점, 실제 원화들 30여 점도 공개된다. 1988년부터 허영만 화실에서 2년을 함께한 제자 윤태호가 그린 허영만의 작품 <벽>, <망치> 컷들과 함께 윤태호의 <이끼>, <미생>, <파인> 원화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점은 오마주 작품이 함께한다는 것. 만화 속 평면적인 주인공들을 입체화한 박기봉 작가의 오마주 조각인 ‘각시탈과 무당거미의 이강토’, ‘제7구단의 고릴라’, ‘식객의 성찬’ 등이 전시된다.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캐릭터 ‘아토마우스’ 로 유명한 팝아티스트 이동기의 대형 평면 작품은 만화가 어떻게 현대미술에서 실험적인 형식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전시 큐레이터 정형탁은 “본 전시는 단순히 허영만의 히트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허영만의 만화 도구, 소장품 화실 벽에 걸린 경구가 적힌 쪽지, 책상에 붙은 메모들까지도 전시장 곳곳에 배치해 그가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입지를 굳히게 된 창작의 비밀과 인간 허영만 삶까지 고스란히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영만展 - 창작의 비밀>은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허영만 작가가 직접 관람객에게 만화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또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는 만화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관람 가격은 성인(만19~64세) 1만2000원, 청소년(만13~18세) 1만원, 어린이(만7세~12세) 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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