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함 ⓒ뉴시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4월 재보선
후보들 엎치락뒤치락 막판 혼전 속으로

‘지역일꾼론’ vs ‘정권심판론’의 대결구도
막판 투표율이 최대 변수, 과연 얼마나

투표함 뚜껑을 열 때까지는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4월 재보선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가 됐다. 4곳이라는 초미니 선거이지만 이제는 누가 승리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여야 모두 신경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여야 모두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막판 변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편집자주>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4월 재보선에 대해 당초 모든 정치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 이유는 바로 야권 후보들의 난립 때문이다. 총선이나 대선의 경우에는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내지만 초미니 선거이다 보니 이제는 ‘진검승부’를 하자는 차원에서 단일후보를 내지 않고 각자도생을 하고 있다. 야권 지지층 기반이 한정되면서 결국 야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찢어 먹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렸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변화했다. 그 변화의 중심은 바로 ‘성완종 리스트’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하기 직전 육성인터뷰와 메모를 남기면서 정국을 강타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끝내 사의를 표명했고,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결재만 남은 상황이다.

승리의 여신은 어디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을 동반 하락시켰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주면서 ‘정권심판론’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정권심판론’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 이유는 지난 대선이나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에 공감을 하면서도 “그러면 야당은 정권을 인수할 능력이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정권을 인수하면 그에 대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걸었다. 이제는 단순히 ‘정권심판’이 아닌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권심판론’을 내걸었다. 4석 중 3석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선거이고, 통합진보당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야권연대라는 카드 때문이라는 것이 새누리당의 목소리다. 때문에 종북 정당을 국회에 입성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고, 이를 단죄해야 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즉, 야권심판론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런 여야의 선거전략이 완전히 뒤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이 바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새누리당은 ‘야권심판론’을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됐다. 새누리당 심판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야권심판론’을 꺼내든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은 ‘야권심판론’ 대신 ‘지역일꾼론’을 내세웠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대놓고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도 ‘정권심판론’만 내세웠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야 모두 선거전략을 짜기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민하는 지도부

새누리당은 새로운 선거전략으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2007년 특별사면을 꺼내들었다.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은 이례적이고 이는 참여정부의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에서 요청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을 ‘누가’ 주도했느냐가 아니라 성완종 전 회장이 특별사면을 위해 ‘돈 로비’를 했는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돈 로비’를 했다면 ‘누구’에게 했느냐가 밝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을 ‘누가’ 했느냐에 매몰된 모습이다. 이는 4월 재보선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성완종 리스트가 4월 재보선에 강타를 했다.

더욱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표명으로 인해 일단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비난 여론이 주춤한 상황이 됐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게 되면 선거판은 또 다시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을 때에는 ‘정권심판론’이 불거졌다. 성완종 리스트에 홍준표 경남지사를 제외하고 모두 친박실세이기 때문에 박근혜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웠다. 하지만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보수층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완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언급한 후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보수층으로서는 “너무한 것 아니냐”라면서 결집을 이뤄내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야당으로서는 ‘해볼만한 선거’가 됐다. 각 지역별로 살펴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주춤한 반면 야권 후보의 지지율은 의미있는 상승을 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치 앞도 모르는 그런 선거가 됐다.

인천 서구강화을은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지역이다. 강화 지역은 농촌 지역이기 때문에 노년층이 많이 있고, 그로 인해 서구강화을은 여당에게는 유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인천 서구에 검단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젊은 층 유입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 젊은 층 유입이 여당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모양새로 돌아가고 있다. 더욱이 강화을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부인 김정숙씨가 강화 출신이면서 문재인 대표는 ‘강화사위’를 외쳤다. 이 전략이 노년층에 먹혀들어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가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를 다소 위협하는 모습이 됐다.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번이나 찾을 정도가 됐다. 김무성 대표가 10번이나 인천을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안심이 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 관악을의 경우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인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다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바짝 뒤를 쫓고 있고,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서울 관악을 선거판을 완전히 요동치게 했다.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박근혜정권 심판론’을 만들었고, 이것이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왔다. 다만 어느 누구에게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느냐의 문제가 남은 것이다. 정태호 후보는 제1야당이라는 프리미엄과 더불어 수도권 젊은 층이 선호하는 문재인 대표를 등에 업으면서 오신환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정동영 후보를 지지선언했다. 아울러 당초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정태호 후보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묻혀버렸다. 게다가 김희철 전 의원이 정태호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정태호 후보가 난감한 상황이 됐다. 정동영 후보는 제3후보인데다 무소속 후보라는 것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엿보면서 의미 있는 지지율 상승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호남 출신이 많기 때문에 막판에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결집하게 되면 상황은 역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승기를 잡아라

성남 중원의 경우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전직 의원이고 지역 관리를 잘해왔던 덕분에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옛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가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환석 후보와 김미희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남 중원의 막판 변수는 ‘야권연대’이다. 하지만 정환석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 이유는 김미희 후보가 옛 통합진보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을 종북 문제 때문에 해산을 시켰다. 그런 상황인데 정환석 후보가 직접 나서서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그 역풍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환석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김미희 후보는 이미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김미희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미희 후보는 자신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김미희 후보가 중도 사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광주 서구을의 경우 무소속 천정배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태 후보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 서구을의 문제는 호남 정당 정통론이라고 할 수 있다. 천정배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 정통 정당이 아니라면서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조영태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민주당을 승계한 정통 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주장에 대해 과연 광주 서구을 주민들이 얼마나 고개를 끄덕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조영택 후보가 친노 색채가 강한 후보이기 때문에 호남 주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남은 변수는 몇 가지 없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 후 행보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후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4월 재보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4월 재보선 전에 만약 입장을 표명한다면 그것은 선거 개입 의혹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4월 재보선에 입장 표명을 할 경우 오히려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섣부른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 방향 역시 재보선에 요동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수사를 살펴보면 성완종 리스트 8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 보도와 찌라시라고 불리는 사설정보지 등에서는 야권 인사들도 포함이 됐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과 ‘오보’라고 표현했다. 검찰이 정치와 별개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일부 보수 언론이나 찌라시 등에서 유언비어가 퍼지게 되면 4월 재보선은 또 다른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 의원들 실명을 거론하는 찌라시 등 유언비어가 퍼지게 되면 4월 재보선은 상당히 요동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만약 검찰 수사에 진짜로 야당 의원들이 나온다고 하면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야당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의 수사가 자칫하면 4월 재보선 물타기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아직도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 모두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4월 재보선의 최대 변수는 역시 투표율이다. 전통적으로 재보선 투표율은 현저히 낮다. 20~30% 정도가 되는 것이 재보선 투표율이다.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 역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여타 재보선 보다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한 정치혐오가 상당히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X이 그X”식의 생각이 팽배해진다면 투표율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투표율이 낮다고 해서 여당이 유리하고 야당이 불리할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야당이 유리한 선거국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4월 재보선은 박빙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다. 투표함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