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사흘 만에 또 사고
근로자 2명 감전사고 당해 병원 후송

현장소장 교체 및 안전관리담당자 퇴출
서울시, ‘구두경고’로 마무리…봐주기 논란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끊이지 않는 사고로 영업정지를 당했던 제2롯데월드가 지난 12일 정식 재개장했다. 하지만 불과 사흘 만에 근로자가 감전 사고를 당해 또 다시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방당국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경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콘서트홀 8층 공사장에서 380볼트 전선 합선으로 인한 불꽃과 고열에 의해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EPS(Electrical Piping Shaft)실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고 오전 9시 1분경 병원으로 이송됐다. 작업자들은 다리와 신체 일부에 화상을 입었으며, 생명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전 8시 45분경 콘서트홀 8층 공사장에서 부스덕트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화상을 입었다”며 “사고 발생 즉시 119에 신고한 후 강남베스티안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

제2롯데월드는 이번 사고와 관련 현장소장을 교체하고 안전관리담당자를 퇴출했다.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사고 직후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대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사고 조치로 롯데건설 소속 현장소장을 즉각 교체하고 현장 안전관리담당자를 퇴출시켰다”며 “안전조치 소홀로 인해 사고가 발생되도록 한 파트너사에게는 6개월간 롯데건설의 모든 신규 공사의 입찰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는 공사착공 이후부터 수년 동안 누수 및 균열, 화재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었다. 알려진 사망자수만 3명이다.

2013년 6월에는 43층에서 거푸집 장비가 무너져 인부 1명이 숨지고 부상을 입었다. 같은 해 10월 1일에는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2월 16일에는 47층 컨테이너에서 불이 났다. 그로부터 불과 두 달 후인 4월 8일에는 12층의 배관 이음매 폭발로 인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27일에는 5, 6층 바닥의 균열이 발견됐다. 사흘 후인 10월 30일에는 4층에서 금속 구조물이 떨어져 직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해 11월 9일에는 롯데시네마 14관의 스크린과 좌석 진동으로 잇단 소동이 일었다. 한 달 후인 12월 9일에는 수족관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해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이어 12월 17일에는 8층 콘서트홀 비계 해체 중 추락사고로 인부 1명이 사망했다. 열흘 후인 12월 27일에는 출입문이 이탈돼 고객 1명이 문에 깔려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롯데 측에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전체에 대한 사용제한 명령과 공연장 공사중단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제2롯데월드의 출입문이 고객을 덮치는 사고가 한 차례 더 발생했고, 스프링클러 오작동으로 천장에서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처와 서울시 전문가 자문회의는 검토를 거쳐 안전성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달 8일 재개장과 공사재개를 승인했다.

어렵사리 재개장과 공사재개 승인을 얻은 롯데 측은 안전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2회 경고 후 퇴출하던 제도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변경했으며 100여명의 안전요원을 담당구역별로 확대 배치하고 실명제를 실시해 책임성을 높였다.

이인원 롯데 부회장도 지난 13일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직접 건설현장과 시설들을 점검하며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수족관과 영화관이 재개장된 만큼 타워동을 준공할 때까지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이 당부에도 현장 상황은 전혀 변한 게 없어 안전불감증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롯데월드타워의 114층을 개인자격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안전 불안감을 지우려 했지만 이 노력 역시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 사용중단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대신 롯데 측에 철저한 안전관리를 촉구하는 ‘구두 경고’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공사 재개를 허용하면서 안전사고 발생시 사용 중단 등의 조처를 취한다고 밝힌 만큼 봐주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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