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숙 작가<사진제공=뉴시스/뉴욕한국문화원>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소설가 신경숙(52)이 표절 논란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문제가 된 소설을 작품 목록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혔다.

신경숙은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표절 논란을 빚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자신의 단편소설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경숙은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또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뺄 것"이라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경숙은 작품 활동은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며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아 글쓰기를 멈춘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45)은 지난 16일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1996)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를 표절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신경숙은 다음날인 17일 창작과비평 출판사에 보낸 메일을 통해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우국'은 알지 못한다"면서 표절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창비 문학출판부 역시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이자 창비는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글을 18일 오후 발표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