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일 관계 복원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지만 아베 담화는 알맹이가 없는 교묘한 말장난을 했다.

대북관계 복원 역시 고려를 했지만 북한은 목함지뢰 폭발사건을 일으켰다. 대일관계나 대북관계 모두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연내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아베 담화를 살펴보면 일제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직접 사죄·반성하지 않았다. ‘3인칭 과거형 사죄’라는 신종 방법을 내놓았다. 확실한 것은 아베 총리가 한국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아베 담화에 대해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라는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내놓을 뿐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취임 이후 대일관계는 악화일로였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깊은 반성이 없는 한 절대 대일관계를 원활하게 풀어가지 않겠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이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정상회담은 물론 장관급 회담들까지 줄줄이 취소를 했었다. 박근혜정부가 아베 정권과의 외교 채널을 끊어버렸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아베 정권과 외교 채널을 끊으면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됐다. 미국은 중국의 확장을 경계하면서 일본과 손을 잡았다. 미국과 손을 잡은 일본은 극우주의로 빠지면서 자위대의 해외 파견 등의 이익을 얻었다. 그와 함께 일본 내부적으로는 보수층의 결집을 이뤄냈다.

우리 정부와 중국의 관계는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는 줄타기를 했다. 일본 정부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미국과의 관계 역시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박근혜정부의 대일 외교 전략을 바꿔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아베 담화에 대해 ‘아쉽다’는 다소 약화된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방점을 두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국민에게 지지와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이라도 했었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다못해 대일외교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일 외교전략을 짰던 지금의 외교팀을 문책이라도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또 다른 빨간 불이 바로 대북관계이다. 불과 올해 초만하더라도 5.24 조치 해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을 하는 것을 계기로 대북관계가 원활하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됐다. 또한 경원선 철도 연결, 8.15 남북공동행사 등 남북이 함께하는 행사가 여러 차례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사건을 벌이면서 대북관계는 다시 경색됐다. 오는 10월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으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렇다 할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함지뢰 도발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를 하지 않고 있다. 대북 선전용 확성기만 틀어댈 뿐이다. 물론 국방부는 대북 선전용 확성기 방송이 큰 타격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선전용 확성기 방송이 과연 북한에 강력하게 타격을 주는 무기가 되느냐의 여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북관계가 경색됨으로 인해 잃어버리는 이익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대북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명백하게 항의를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던가 아니면 대북관계를 유연하게 해서 해빙기 모드로 전환을 시키던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대북관계는 결국 우리와 북한에게 모두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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