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LG전자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LG전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5년간 1인당 영업이익 격차가 삼성전자와 최대 22배까지 벌어지는 등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삼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핸드폰시장과 TV시장에서 주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 악화로 중국 상하이법인을 청산하는 등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LG전자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책임의 화살표는 LG전자의 수장을 맡고 있는 구본준 부회장에게 향하고 있다.

취임 이후 혁신을 주도하겠다던 그의 선언과 다른 LG전자의 상황에 구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침체에 빠져있는 LG전자의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약 5배~23배 격차

LG전자는 과거 삼성전자와 라이벌로 취급됐던 것과는 달리 삼성의 영업이익에 한없이 모자라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LG전자의 1인당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와 약 5배~23배의 격차를 보였다.

LG전자는 2010년 총 매출 55조7538억원에 1인당 영업이익 74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총 매출 154조6303억원에 1인당 영업이익 1억7049억원을 기록해 매출규모는 약 3배, 1인당 영업이익 차이는 22.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LG전자의 1인당 영업이익은 1089만원, 삼성전자는 1억5589만원으로 14.3배의 차이를 보였다. 2012년에도 LG전자는 1인당 영업이익 3463만원, 삼성전자는 3억원을 기록해 9.4배의 차이가 나타났다.

이후 2013의 경우 LG전자의 1인당 영업이익은 3310만원, 삼성전자는 3억9163만원으로 11.8배, 2014년에는 LG전자는 4889만원, 삼성전자는 2억 5930만원으로 5.3배의 차이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LG전자는 1692만원, 삼성전자는 1억3350만원을 기록하며 7.8배의 차이를 보였다.

왜 이런 결과 나타났나

관련업계에서는 이같이 LG전자가 삼성전자의 비해 현저히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로 핸드폰시장에서의 실패와 TV시장에서의 약세 등을 꼽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로 자리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6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으며 양사의 미래는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당사의 휴대폰 기술력을 총집결한 갤럭시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린 반면 LG전자는 ‘초콜릿폰’의 성공에 안주해 디카폰 등 고기능의 피처폰만을 고집하다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입성했다.

결국 LG전자는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러한 여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를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9.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올해 4월 전략 스마트폰 G4를 출시하며 경영실적 타개에 나섰으나 효과는 미흡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해당 폰을 출시하며 출고가를 대폭 인하하는 등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 수익성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폰6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에 밀려 출하량 250만대 수준에 그쳤다.

TV시장에서도 약세

LG전자는 TV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게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LG전자는 적자를 모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TV사업 부문에서 8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OLED TV의 기술력을 앞세운 올레드TV를 내놓으며 고가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여전히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TV시장의 침체에 큰 영향을 받은 것과 더불어 중저가TV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회사에 자리를 내주며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악화’ 중국 상하이 법인 폐쇄

이와 함께 LG전자는 수익성 악화로 중국 생산 사업장 중 한곳인 상하이 법인(LGSH)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 법인은 LG전자의 중국 진출 초기에 만들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만에 폐쇄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직원만을 남기고 청산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법인의 손실액은 지난해 약 94억원에 달했다. 인건비와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라 사업 비용이 상승하고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성장 등의 이유로 생산성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 계속된 것이 청산의 이유로 분석된다.

또한 LG전자의 중국판매법인(LGECH) 역시 지난해 225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잇따른 수익성 저하에 따라 LG전자의 중국 현지 사업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LG전자 퇴보, 구 부회장 취임 이후?

이처럼 계속되는 악재에 취임한 지 5년차를 맞은 구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속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일가가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 “우리 손으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자”는 말을 외치며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과거 LG디스플레이를 3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려놓았던 경험과 오너십을 발휘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며 LG전자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구 부회장은 오히려 LG전자를 퇴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을 주도해 LG전자의 명예를 되찾겠다던 그의 과거 각오와는 달리 현재 LG전자는 삼성전자에 한없이 뒤처졌을 뿐 아니라 적자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

구 부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9년 LG전자의 1인당 영업이익은 1억1862만원으로 1억3607만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구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LG전자는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와 꾸준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7월 29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가전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서 영업이익 하락세를 보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조9257억원, 영업이익 24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부문에서는 8%, 영업이익 부문은 60% 감소한 수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LG전자의 수익성 회복을 위한 대책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수익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

이런 상황에 구 부회장이 취임하며 외쳤던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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