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대통령-시진핑 국가주석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 미국 군함이 지난 27일 처음으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근해로 투입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미중정상회담 중 직접 지시한 사항이 이제야 실현된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더욱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2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구축한 라센함이 중국의 인공섬 중 하나인 수비 환초로부터 12해리 이내에 진입을 시켜 항해를 했다.

중국은 그동안 인공섬 12해리 이내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남중국해는 공해라면서 항해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날 항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주중 미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를 했다. 문제는 미국 구축함이 중국의 인공섬 근해를 항해했다는 사실로 인해 우리 정부가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국제사회 질서를 어긴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에서 남중국해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것 아니냐고 해석을 했다.

그러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의 ‘남’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며칠 뒤 “최근 일각에서 지난주 (박 대통령) 방미시 오바마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논란이 일면서 바로 몇 시간 뒤 외교부는 기조연설문을 잘못 읽었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남중국해의 ‘남’자도 거론되지 않았다는 외교부의 입장은 고수됐다.

하지만 남중국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보이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난감해진 것은 사실이다. 조만간 미국이 “중국이야 우리야?”라고 물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과연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 것인지 이제부터 우리 외교부가 상당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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