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관악산에 위치한 노클스 암장을 찾았다. 매번 새로운 암장을 찾을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암장을 찾아가는 길이 순탄하지 않았다.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행하면 암장 찾기가 쉽지만 우리 일행은 경험 부족으로 매번 길을 잘못 찾아들어 헤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해 우리는 관악산 ‘하나되어’ 피치 등반코스를 무려 반나절 이상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찾아내야 했다. 코스를 발견했을 때쯤 이미 녹초가 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는 보통 새로운 암장을 찾을 때 인터넷에 올라 온 글이나 지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가는데, 인터넷 정보는 대부분 설명이 미흡하거나 쉽게 이해할 수 없어 결국은 헤매다가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전 9시 30분 관악역에서 일행과 합류한 후, 삼막사 주차장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지도상 노클스 암장 위치는 삼막사 위의 서울대학교 입구로 향하는 능선에서 좌측 거북바위를 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국기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시 30분쯤 거북바위를 지나 국기봉 근처에 도착하였는데, 인터넷 설명에 의존해 찾다보니 헤매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결국 국기봉 밑 삼거리(서울입구방면, 석수역 갈림길)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국기봉 밑 삼거리에서 서울대방면으로 내려가면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곳이 있는데 바로 그 근처라고 했다. 암장을 찾느라 흩어진 일행들을 전화로 불러 모아 다시 출발. 삼거리에서 5분정도 내려가니 나무계단이 보이고, 좌측 밑으로 암릉이 있어 확인해보니 볼트와 체인이 보인다. 짐을 풀고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다. 아침식사를 거른 채 두어 시간 헤매다보니 허기가 찾아왔다.

 
점심을 먹으며 암장을 훑어보니 난이도가 상당하게 보인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루트(코스)수는 16개이고 아랫부분에 초보자용 4개 루트가 더 있다. 난이도(요세미티 등급)는 5.9~5.13로 짧은 피치라 루트 난이도가 한 등급씩 낮게 설정되어 대부분 루트가 오버행으로 스타트를 하게 된다. 경사는 70~100도 정도이고 페이스, 슬랩, 오버행, 크랙 등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난이도가 높아 중급이상의 클라이머들에게 적합한 곳 같다.

초보자가 오를 수 있는 코스가 많지 않았다. 우리는 난이도가 5.9로 표기된 곳을 올랐다. 시작은 쉬운 것 같았다. 하지만 4m이상 오르니 본격적인 레이백(크랙을 두 손으로 잡고 발로 벽을 타며 올라가는 동작)코스이다. 초보자들이 제일 많이 실수하는 것이 레이백 동작에서 손으로만 올라가려는 것이다. 발을 쓰지 않고 손으로만 올라가다 보면 팔에 무리가 와서 탈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2곳을 더 올랐는데, 시작부터 오버행이 많은 코스이다 보니 필자에게는 무리였다. 암장 자체가 음지인데다 습해서 그런지 루트 곳곳에 이끼와 흙먼지가 많이 보인다. 암벽을 마주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흥건히 마친 시간은 오후 4시 30분. 하산 길에 만난 코스모스가 생기를 잃어가는 수풀들 속에 드문드문 보인다. 가을이 가고 있음을 느꼈다.

 

 
노클스 암장의 위치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관악역에서 올라갈 경우, 삼막사 위로 올라가서 능선에서 좌측 거북바위를 지나고 하산하면 삼거리(서울대방향, 석수역 갈림길)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서울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나무계단이 시작되는곳 좌측아래가 노클스 암장이다.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곳 나무표지판에 ‘K59’로 표기되어 있다. 노클스 암장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고 중급 이상의 클라이머에게 맞는 코스이다. 반면, 어프로치(접근성)가 길고, 난이도가 높아 초급자에겐 적합하지 않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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