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솜스파캐슬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 캡쳐본.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최근 충남 예산에 위치한 온천테마파크 리솜스파캐슬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염소가스를 접촉한 이용객들은 구토와 두통 등을 호소했고 리솜스파캐슬 측은 해당 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 파악에 나섰다.

리솜스파캐슬은 현재 큰 피해를 입은 고객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스파시설인 만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했던 사고였다. 이 때문에 리솜스파캐슬의 안전 관리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설 이용 중 노란빛 섞인 연기 발생해”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파에서 염소가 터졌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사고가 발생한 곳은 충남 예산에 위치한 온천테마파크 리솜스파캐슬로 이용객들은 시설을 이용하고 있던 중 염소가스를 맡았다.

해당 사고는 실외에서 염소소독제를 물에 희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염소가스가 실내로 들어오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 사고다.

글쓴이는 “(가스 발생이) 작게 터진 게 아니라 막 펑펑 소리가 나면서 노란빛 섞인 연기가 불난 것처럼 나왔다”고 주장했다.

염소가스는 황녹색일 띤 강한 자극성이 기체로 독성을 가지고 있는 유해 가스다. 이는 호흡에 강한 자극을 주며 다량 흡입 시 호흡이 곤란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한 물질로 분류돼있다.

이번 사고로 가스를 마신 일부 이용객들은 구토와 두통, 눈과 피부의 따가움을 호소했다. 현장에 있던 8명의 이용객은 의무실에 가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 사용된 염소소독제는 ‘하이클론70분말’ 제품으로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락스에 비해 유효염소가 17배 이상 함유됐다. 해당 제품은 스파, 수영장 등에서 이끼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리솜 측은 이 염소소독제는 평소에도 써왔으며 소독약을 물에 희석하는 일은 한 명의 담당자가 계속 해왔으나 지금껏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장 후 3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소독약을 물에 희석해왔으나 이번처럼 가스가 발생한 적은 처음이라는 것.

이 때문에 리솜 측은 당사의 단순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현재 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온천수에 포함된 특정성분과 온도 등의 외부요인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온천수의 특정 성분이 염소성분과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뿐더러 더운물로 희석할 경우 염소가스 발생이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리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리솜스파캐슬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은 다 온천수”라며 “지금껏 염소소독제를 물에 희석하는 일에 온천수를 써왔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리솜 측은 사고의 원인이 외부 변수가 아닌 하이클론 제품 자체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리솜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원인을 찾기 위해 (하이클론 제품) 제조사 측에 문의를 해 놓은 상태”라며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0분 후 안내 방송 시작…초동대처 미흡했나

그러나 염소가스 발생사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리솜 측의 대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

글쓴이는 “직원들이 아무도 사람들을 대피 시키지 않아 5분 정도 있다가 애들이랑 사람들이 토하고 울면서 뛰쳐나왔다”며 “밖이 너무 추워서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만 온천장에 어린애들하고 노인들 먼저 들어가게 하고 젊은 사람들은 밖에서 덜덜 떨다가 마저 이용도 못하고 씻고 나왔다”고 호소했다.

리솜 측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후가 아닌 10분 뒤부터 대피 안내 방송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시간은 가스에 노출돼 피해를 입는 이용객이 발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 때문에 리솜 측의 초동대처가 늦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게 된 것.

리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뒤 이를 인지하고 현장이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파악하다 보니 방송이 조금 늦어졌다. 10분 뒤부터 총 5회 동안 대피 안내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쓴이는 인체에 무해하니 계속해서 시설을 이용해도 된다는 안내 방송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리솜에 대한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글쓴이는 “직원들도 당황스러워서 초동대처를 못했던 거라고 생각해 그냥 가려고 했는데 씻고 나오는 입구에서 방송이 나오는 걸 들었다. 방송에서는 (가스가) 인체에 무해하니 그냥 놀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구토할 정도의 염소 양이면 분명 문제가 있을 텐데…염소는 독극물이 아니냐”며 “환불 필요 없으니 사람들한테 방송이나 다시 하라고 윽박을 질렀다. 그러자 그제야 (가스가) 유해할수도 있으니 노약자나 어린이는 나오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리솜 관계자는 이 같은 글쓴이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안내 방송이 조금 늦어졌던 건 맞지만 대피하지 말라는 식으로 방송한 적은 전혀 없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단어를 쓴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계자는 “추후 대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사고 다음날 모두 연락을 취했다. 다행이 이상이 있다고 하신 분은 없었다. 현재 조사 중인 결과가 나오는 대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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