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북핵 위협으로 인해 흔들흔들
세간의 관심사가 안철수 신당에서 북핵으로

인재 영입 등에 차질 빚을 가능성 상당히 높아
북핵 대응책으로 인해 내부 분열 가능성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 소식이 국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북핵 실험은 정국을 강타하기에 충분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슈가 조금씩 민감하게 정치권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타격 받는 세력은 아무래도 안철수 신당이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 준비를 하고 있는 도중에 북핵이 터지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안보에서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북핵 실험 성공 소식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세력은 안철수 신당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탄탄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시작하는 정당의 지지층은 그 결속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신당은 급속히 만들어진 정당이다. 지난해말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또한 안철수 신당을 지탱하는 지지층을 살펴보면 중도층이다. 또한 무당층이었다. 무당층이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계층을 의미한다. 양당 구도에 싫증을 낸 사람들이 그동안 무당층으로 있다가 안철수 신당이 탄생하면서 급속도로 결집된 지지층이다. 이들의 성격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었다. 경제는 진보 성격이 강하면서도 안보에서는 보수적 성격이 강한 계층이 바로 무당층이다. 정치권을 향해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을 강조하면서도 안보는 보수적 성격이 강하다. 이들은 그동안 경제적인 이슈가 급부상했을 때에는 야당에게로 손을 내밀었고, 안보적인 이슈가 급부상했을 때에는 여당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안철수 신당 지지율 급락

이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안보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올 1월 1주차 주중집계(1월 4~6일) 정당지지율을 보면, 안철수 신당은 김한길 의원이 탈당 한 후 신당 합류가 점쳐지자 4일 지난주 주간집계(지난해 12월 28~31일)에 비해 3.5%p 상승한 20.8%로 시작했지만 5일에는 20.0%로 소폭 하락,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6일에는 15.8%로 급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김한길 의원 탈당 여파로 주초인 4일은 21.3%로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2.3%p 하락한 채 시작했고, 5일 20.6%, 6일에도 20.4%로 하락세를 보였다.(이번 주중집계는 2016년 1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걸기(RDD)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6.1%(전화면접 21.6%, 자동응답 4.7%)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안철수 신당은 북핵 실험 이슈가 발생한 그날 급락을 했다. 반면 더민주는 북핵 이슈보다 김한길 의원의 탈당 이슈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김한길 의원의 탈당 소식이 들렸던 4일 2.3%p 하락한 상태에서 출말했다. 하지만 5일과 6일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0.2%p 하락했다. 즉, 김한길 의원의 탈당 이슈가 더 큰 파장이 된 것이다. 반면 안철수 신당은 김한길 의원의 탈당 소식으로 3.5%p 상승했다. 하지만 북핵 실험 이슈가 부각된 6일에는 급락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봤을 때 안철수 신당이 북핵 실험 이슈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하필 이때에

실제로 안철수 신당 측은 “하필 이때에”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안철수 신당이 계속해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론이 안철수 신당에 집중돼야 한다. 하지만 북핵 이슈가 떠오르면서 안철수 신당 이슈는 뒷전으로 밀린 모습이다. 김한길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7일에도 언론의 관심은 북핵 문제였다. 때문에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떨어졌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안철수 신당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으면서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컨벤션 효과가 일단 반감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에서 하루종일 안철수 신당에 대한 이야기만 나왔는데 북핵실험 이후 종편에서 안철수 신당 이야기가 다소 주춤해졌다. 때문에 더민주 입장에서는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또한 추가 탈당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탈당과 핵실험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이슈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탈당을 결행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국민들은 “한반도 위기가 닥쳤는데 야권은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치중해있다”라는 비판을 가할 수도 있다. 때문에 탈당을 결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컨벤션 효과는

안철수 신당의 입장에서는 오는 10일 창당발기인 대회에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메가톤급 핵 이슈 탓에 창당발기인 대회의 관심이 덜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더민주에 대한 비판의 공세를 제대로 펼 수도 없는 입장이다. 국제적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더민주를 공격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핵실험 이슈를 놓고 안철수 신당의 균열이 예고되고 있다. 북핵실험에 대해서는 규탄의 목소리는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해법을 놓고서는 아무래도 시각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인사들이 보수 인사들도 있고, 진보인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보수인사들은 북핵실험의 대응책으로 강경노선을 주문할 수밖에 없다. 진보인사들은 강경노선 대신 화해의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진보인사들은 북핵실험의 책임에는 정부도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안철수 신당은 북핵실험의 해법을 놓고 보혁갈등을 내부에서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에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북한에 대한 비판에 좀 더 비중을 뒀다. 이 내용을 보고 안철수 신당에 있는 진보인사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 사뭇 궁금해지고 있다. 안철수 신당의 입장에서는 북핵 이슈가 상당히 곤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이를 돌파해서 중도층을 잡기 위해서는 북핵 이슈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7일 오후 안철수 신당 소속 현역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북핵실험에 대한 강한 성토와 더불어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호소가 과연 얼마나 먹혀들어갈 것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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