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 이동걸 신임 회장 내정자

【투데이신문 차재용 기자】산업은행의 새 선장인 이동걸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이동걸 신임 회장 내정자는 2019년 2월까지 산은을 이끌게 되며 취임식은 오는 12일이다. 그러나 취임되기도 전부터 그의 앞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9조원 규모의 자회사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등 각종 현안이 쌓여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제청하며 “산은의 당면한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실물경제의 활력을 적극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때문에 이 회장이 가장 먼저 마주할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정책금융의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좋은 이슈다.

현재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지만 곧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등 채권단이 자구책으로 비협약 채권자(비은행 채권자)를 설득하면 채무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4조8400억원 규모의 채무 중 채권단 차입금은 1조600억원이다. 반면 사채권자 채무는 1조8700억원, 선박금융 등 금융리스부채는 1조9000억원이다.

현대상선은 산은에 자구안을 제출하기 전부터 해외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와 협상 비협약 채권자들의 채무 조정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이 회사가 보유한 금융3사(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지분과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벌크전용선 사업부 등을 매각하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 300억원을 출연한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방향을 잡은 후에는 산은 자회사 매각 이슈가 남아 있다.

산은은 5%이상 지분을 가진 곳이 377곳이다. 15% 이상을 가진 사실상 자회사는 128개다. 매각가치만 따지고 보면 9조원에 이른다.

올해 산은은 구조조정부문을 신설하고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투자관리실도 신설해 매각에 박차를 가한다.

대우조선해양 추가 부실을 예방하고 정책자금의 선순환을 위한 조치다. 산은이 오랫동안 소유하던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면 산은은 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이 돈은 다시 정책금융에 쓰일 수 있다.

뒤이어 임기 말인 2019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지난해 천문학적인 자금투입을 추진하면서 “완벽한 경영정상화 시기를 2019년으로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완벽한 경영정상화는 ‘영업이익 발생과 시장의 신용도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은에는 회장의 자리를 잠시라도 공석으로 남겨둘 수 없을 만큼 이슈가 산적해 있다”며 “당장 눈앞의 과제로 이 신임 회장의 실력은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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