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놓고 보면 서로 맞물리는 관계로
몇 천 표에 당락 좌우되니 서로 견제관계

새누리당은 호남의 승패를 좌우하고 있어
국민의당은 수도권 승패 좌우하고 있어


이제 총선이 한 달 정도 남았다. 여야는 공천 작업의 막바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과연 어느 정당이 어느 정도 의석을 얻을 것인지 관심이 가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에서의 승패는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승패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는 꼴이 됐다. 새누리당 호남 지지율이 한 자리에 머물고 있다.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역시 한 자리 지지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힘은 상당히 무섭다고 할 수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선거라는 것은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있기는 하지만 극히 드물다. 대개 몇 백 표에서 몇 천 표 차이가 난다. 때문에 정당이든 후보든 그 몇 백 표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이 선거다. 이번 4월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미의당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승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정당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꾸로 호남의 경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러니 상황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3월 2주차 여론조사는 주중집계(7~9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동반 상승했다. 새누리당이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1.3%p 상승한 45.0%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29.1%로 1.1%p 오른 반면, 국민의당은 10.8%로 0.7%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의당이 0.1%p 소폭 내리며 4.4%를 기록했고, 기타 정당이 1.6%p 하락한 2.0%로 집계됐다. 무당층은 지난 주간과 동일한 8.7%.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새누리 39.5% vs 더민주 35.0%, 국민의당 9.6%, 정의당 6.2%)에서는 야권이 50.8%로 새누리당보다 11.3%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은 새누리당이 13.6%, 더불어민주당이 37.7%, 국민의당이 32.2%로 나타났다. 이번 주중집계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9%)와 유선전화(41%)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5.0%이다. 표본오차는 3일간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아이러니 하게도 호남의 운명은 새누리당이, 수도권의 운명은 국민의당이 갖고 있는 형국이다. 즉,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비등한 지지율을 갖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만약 야권연대라도 한다면 새누리당은 패배를 하게 된다. 반면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수도권의 각 지역마다 각 후보들마다 상황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전반적으로 수도권 승패 여부를 쥐고 흔드는 정당이 국민의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국민의당이 끝까지 갈 경우에 과연 새누리당이 유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최대한 결집을 한 상태다. 국민의당 지지층이 이탈을 해서 다른 정당(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당으로 결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이 국민의당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새누리당이 최근 공천 갈등이 증폭되면서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이탈하는 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 이탈층이 국민의당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변수가 상수로

다만 국민의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로 뭉쳐서 끝까지 갈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있다. 즉, 국민의당이 끝까지 선전을 하다고 해서 야권이 분열된 것으로 인해 어부지리로 새누리당이 승리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국민의당이 끝까지 갈 경우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끝까지 선거운동을 한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이 마냥 불리하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승패를 좌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두 개가 탄생하면서 호남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두 정당의 운명을 바꿀 키(열쇠)를 쥐는 정당이 새누리당이 됐다. 물론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얻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순천이다. 현재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의 운명을 바꿀 가능성은 새누리당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많으면 몇 천표, 적으면 몇 백 표 차이로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그 몇 천표, 그 몇 백표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상당히 활발한 역할을 하면 할수록 국민의당의 운명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이 보수층을 공략한다면 국민의당은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면 국민의당 지지층을 공략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역할을 이번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선거를 살펴봐도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얻은 표는 2~4천여 표 정도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운명을 바꿀 중대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몇백표를 잡아라

이런 이유로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과연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얼마의 표를 얻느냐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 표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총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선거가 됐다. 정당이 서로 맞물리면서 야권연대 바람이 불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공천 갈등을 보이고 있다. 더욱 안갯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이번 선거처럼 돌발변수가 많은 선거는 극히 드물다. 특히 3당 체제가 경쟁을 하면서 지지율이 낮은 정당이 지지율 높은 정당의 후보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양상이 됐다. 이 변수를 뛰어넘어야 하는 숙제를 여야 모두 갖고 있다. 변수를 변수라고 생각하지 말고 상수라고 생각하고 선거운동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하여간 선거는 더욱 피를 말리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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