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출판 삶창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사람들이 잘 모르는 여성 노동의 세계를 잘 표현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바로 <기록되지 않은 노동>이다. 책의 저자들은 남성-정규직-비장애인 노동의 반대편에 있는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소수자의 노동. 여성-비정규직-장애인 노동의 실상을 오롯하게 전한다. 어떤 개념으로부터 연역된 게 아니라 개별 노동자의 육성을 담는 방법을 선택한 것. 잘 드러나지 않는 ‘여성-비정규직-장애인 노동’의 다른 면도 우리에게 알려준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은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에서 처음 내는 책이다. 글쓴이 중에서는 책을 여러 권 내거나 공연을 올린 작가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인터뷰하며 글을 쓰고 대중매체에 싣는 게 처음인 이들이 대다수다. 용기 내서 해보겠다고 손들고, 누굴 만날지 생각하고, 누가 가장 먼저 쓸지 순서를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인터뷰했다고 한다. 아울러 초고를 쓰고 고치고 완성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렸단다.

세상에는 많은 일이 있다.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삶이 유지된다. 물론 노동 자체가 변화를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개별적으로는 생존을 위해 혹은 자신의 기쁨을 위해 어떤 일에 종사하지만 그것의 후과는 자못 크다고 책은 전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여성이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일어나는 성희롱과 성차별, 인권유린의 생생한 사례가 나온다. 이런 사례가 과연 ‘노동’이나 ‘계급’의 관점으로 치유가 가능한지는 심각히 따져 물을 일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31명의 여성노동자가 전해주는 노동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기록되지 않은 노동>을 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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