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곳 전략공천에 반발하면서 옥새전쟁 시작
친박계와 공관위 반발, 양대 진영의 전쟁
비박계 “이제와서?” 냉소적인 반응 보여
김무성, 또 다시 절충점 찾으며 타협하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요즘 표현하자면 당 대표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에서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 김무성 대표가 막바지에 이른 4월 총선 공천 심사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저항에 대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항을 하려면 진작 했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와의 전쟁을 치를 각오를 하고 있다. 이미 당은 친박이 접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가 갖고 있는 최후의 카드는 단 하나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만시지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요즘 행보에 대한 평가다. 김무성 대표가 막바지에 이른 4월 총선 공천 심사에 반발을 했다. 그리고 저항을 했다. 지난 16일 김무성 대표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결정을 상향식 공천 원칙에 위배됐다면서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5곳의 경선 결과에 대해 추인을 했지만, 단수추천 11곳 가운데 7곳을 보류시켰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박계 주호영 의원과 이재오 의원 등에 대한 공천 탈락 결정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졌다. 당에서 다섯 번이나 공천에서 당선된 사람(이재오 의원)을 이제 와서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공천 탈락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김무성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1분 만에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김무성 대표가 공천위 결정을 마치 당헌·당규에 위배된 것처럼 발언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한구 위원장은 사무총장, 부총장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그 이후 최고위원들과 원유철 원내대표는 사려 깊지 못했다면서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외부 공관위원들은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공관위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갈등이 더욱 불거진 모습이다. 19일까지도 공관위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을 확정짓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에게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모습이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관위가 결정한 일부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에 격하게 반발하면서 추인을 보류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그야말로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다. 김무성 대표는 “그건 옛날 독재정권에서나 하던 얘기”라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공관위를 해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를 해체할 수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무성 대표는 일부 지역에서 단수·우선 추천 방식으로 사실상 전략공천을 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이에 최고위원들이 김무성 대표를 공격한 것이다.
김무성의 도전

김무성 대표는 ‘옥새전쟁’을 할 뜻을 보이고 있다. 공관위가 공천한 후보들이 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당 대표의 직인이 찍힌 서류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을 해야 한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 직인을 찍지 않으면 후보들은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즉, 해당 지역은 현역들이 선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옥새(당 대표 도장)’을 쥐고 친박계를 압박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각오가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탈락한 현역들을 ‘이제와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문장에서 ‘이제 와서’라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 그 사유다. 만시지탄이다. 공관위가 그동안 단수·우선추천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전략공천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도 없다가 갑자기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천 탈락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조해진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결기를 갖고 배수진을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천이 이렇게까지 안 오도록 막고 정상화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실기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역시 옥새전쟁은 당을 죽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을 했다.

그동안 수많은 현역들의 목숨이 사라졌다. 그러는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김무성 대표이다. 단수·우선추천이라는 명목으로 전략공천을 할 때에도 김무성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했다. 살생부 논란에 당 산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유출 사건,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김무성 대표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만약 친박계와의 결전을 생각했다면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이미 비박계 상당수가 컷오프 돼서 공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공관위의 컷오프가 당헌·당규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공관위의 공천 결과를 다시 뒤집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의 옥새전쟁에 대해 친박계나 비박계나 모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당 대표라고 하지만 당 대표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가 뜬금없이 공관위를 비판하고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옥새전쟁은 실패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 직인을 찍어주지 않으면 결국 공천은 파행으로 흐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선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설사 우여곡절 끝에 선거를 치르게 되더라도 새누리당은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김무성 대표가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김무성 대표는 결국 당 대표 직인을 찍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의 도박 성공할까

그렇다면 공천 막바지에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옥새전쟁을 선포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는 당 대표로서 비박계를 살리려고 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당 대표로서 자신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정치적 도박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옥새전쟁을 끝까지 가게 된다면 친박계는 최고위를 해체할 가능성이 있다. 친박계로서는 당 대표 직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그러자면 김무성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워 당 대표 직인을 찍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김무성 대표가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버틴다면 최고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당헌·당규에 따라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앉힐 수 있다. 즉, 원유철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인을 찍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가 마냥 옥새전쟁을 버리면서 버틸 수도 없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가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철수를 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김무성 대표는 지난 17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끌고 가자니 선거가 어려워질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양심에 걸린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뒤로 물러날 뜻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친박계 역시 하루라도 빨리 봉합해야 한다는 시간적인 촉박함을 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가 문제제기한 9곳 중에서 1~2곳을 양보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할 수도 있다. 김무성 대표는 끊임없이 9곳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친박계와 김무성 대표가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곳이 대략 1~2곳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적당한 선에서 봉합을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천 파동은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의 반격

다만 김무성 대표의 앞으로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승리를 한다고 해도 김무성 대표가 따먹을 ‘과실’이 적다는 것이다. 이미 당은 친박계가 장악했다. 즉, 김무성 대표는 오는 7월 물러나야 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비박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황에서 과연 김무성 대표를 보호해줄 수 있는 당 지도부가 나올지 의문이다. 김무성 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사실상 이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미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를 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친박계가 주류이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도 친박계가 당 지도부로 대거 입성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아무런 힘이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친박계는 새로운 차기대권 주자를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는 차기 대권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사실상 이번 총선으로 인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카드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아직까지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여권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론이 과연 총선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미 조직도 붕괴되고, 여론도 좋지 않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상당히 실망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여권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김무성 대표를 지지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대권 주자가 나타난다면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인생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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