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한우는 가까이하기엔 조금 먼 음식이다.

몸에 좋고 맛있지만 다른 육류보다 가격이 비싸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은 먹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한우 즐기기를 망설였던 이들을 위한 희소식이 있다. 

질 좋은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파는 정육형 식당이 경기도 화성에 생긴 것이다. 바로 지난해 10월에 첫 문을 연 ‘고산미소’다.

전북 완주의 180여 한우 농가가 모여 세운 완주한우협동조합이 고산미소를 직접 운영한다. 한우 농가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해 중간 유통이윤이 없다. 고산미소 한우의 가격이 다른 곳보다 낮은 이유다. 이 때문에 이곳에선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의심은 통하지 않는다.

   
 

지난 8일 본지는 고산미소 경기 화성점에 방문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니 궁전같이 생긴 건물과 우거진 수풀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육점에 들어서자 붉은 형광등 아래에서 한우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가공실은 통유리로 만들어 한우의 가공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객이 원하면 한우 등급 체계와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우는 특유의 맛을 내는 올레인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맛이 좋다. 더욱이 청소년의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다. 단백질이 풍부해 질병과 감염의 저항력을 높이기도 한다.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수입 소고기보다 50%가량 높아 건강에 좋다. 

고산미소 한우는 높은 산과 맑은 물이 있는 청정 자연에서 키워 맛이 더욱 으뜸이다. 더불어 산지에서 바로 공급되므로 신선하고 위생적이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은 통합시스템, 사육환경 등을 통일해 육질의 ‘고급화’와 맛의 ‘평준화’를 지향한다. 질 좋은 한우를 위해 정한 규율은 철저히 지킨다.

   
▲ 고산미소 화성점 정육코너

여기 정육점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한우의 등급과 부위, 가격을 선택할 수 있다. 전문가가 고객 주문에 따라 맞춤 손질도 해준다. 한우는 1등급 600g을 기준으로 ▲등심은 4만5000원 ▲갈빗살은 7만2000원 ▲국거리는 1만9000원이다. 즉, 등심 1등급짜리 200g 기준으로 1만5000원인 셈이다. 반면 일반 한우전문 식당에서는 보통 200g에 3만원~6만원 사이다.

고기를 샀다면 옆에 있는 식당으로 향하길 추천한다. 상차림 비용으로 한 사람당 3000원을 내면 고기를 바로 먹을 수 있다. 고산미소 화성점은 점심 특선 메뉴가 인기다. 1인당 1만2000원인 ‘미소한상’은 저렴하면서도 반찬이 다양하다. 한우 불고기를 비롯해 사태 떡찜, 수육 냉채, 육회, 된장찌개로 구성된다. 아울러 화성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만을 밥상에 올린다.

기자가 맛 본 미소한상은 깔끔한 밑반찬에 부드러운 육질이 인상 깊었다. 갖은 반찬과 고기를 함께 먹어서인지 더욱 푸짐하게 느꼈다.

   
▲ 미소한상

완주한우협동조합 조영호 이사장은 “협동조합에 180여 농가가 참여하고 그중 60여 농가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며 “고산미소 한우는 어디에 내놔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서비스나 품질 측면에서도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휴식을 즐기기에 좋고 건물은 별장풍이라 화려하다. 운치 있는 분위기, 착한 가격, 높은 품질까지…. 이만하면 ‘일석삼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다만, 외곽에 자리해 접근성이 낮은 건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으면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 고산미소 화성점 휴식공간

서울에서 온 박모(49)씨는 “거리가 멀지만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의 한우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았다”며 “쉼터 공간도 마련돼 있어 가족 모임으로 적합한 것 같다. 주말에 가족과 나들이 하기에도 제격인 곳”이라고 말했다.

싱그러운 봄을 맞아 고산미소 한우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아마 입에서 저절로 ‘미소’가 번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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