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국민의당이 38석을 따내면서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모두 자력으로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모두 국민의당을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당은 일단 사안별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국민의당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정리를 해야 한다.

문제는 당 인물들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는 것이다. 진보적 인물과 보수적 인물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여기에 대권 주자만 해도 3명이나 있다. 38석 중에 대권 주자로 거론된 인물이 3명이나 된다는 것은 당이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면서 보수적 색채로 외연 확장을 했다. 다시 말하면 지역은 호남을 기반으로 했지만 비례대표는 보수를 기반으로 했다.

더 다시 말하면 호남의 경우에는 반새누리당 정서가 강하고, 비례의 경우에는 친새누리당 정서가 강하다.
때문에 당이 어떤 정치적 색깔을 띄느냐에 따라 욕을 먹을 수도 있고, 칭찬을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경제활성화법안에 대해 반대를 할 경우 친새누리당 지지층은 국민의당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

반면 찬성할 경우 당내 진보적 지지층은 비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를 얼마나 수렴해서 정치력을 발휘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놓고 야권통합을 이뤄내느냐 아니면 독자노선을 구축하느냐를 놓고 갈등을 보일 수밖에 없다. 독자노선을 구축하자는 세력과 더불어민주당과 통합을 해서 새로운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

여기에 당권을 놓고도 갈등이 불가피 해보인다. 이제 재선이 된 안철수 대표에게 과연 당 대표를 계속 맡길지 여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갓 재선이 된 안철수 대표를 바라보는 동교동계 등 정치고수들은 그야말로 햇병아리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따라서 자신들 중 한 명을 당 대표로 앉힐 가능성이 높다. 즉, 당권을 놓고도 갈등이 불가피하다.

특히 당권과 대권은 분리돼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안철수 대표가 과연 호남에서 어떤 위치에 있느냐 여부에 따라 앞으로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확장성은 보였지만 지역구 확장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안철수 대표가 잘했기 보다는 호남 당선자들이 그동안 호남에서 갈고 닦은 조직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호남이 봤을 때 외연 확장을 제대로 한 인물이 문재인 전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은 물론 영남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인물로 문재인 전 대표를 꼽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철수 대표는 이 역시 극복해야 할 숙제다. 총선에서 승리를 했다고 승리에 취해있을 시기가 아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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