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 국민의당 미래가 보인다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이 다른 세력이 뭉친 집단
보수 성향 안철수계+호남세력, 지향점이 완전 달라

각자 대권 욕심 부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처럼 분당 사태로 치달을 수도 있어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38석이라는 의석을 얻음으로써 창당 3개월 만에 성공을 했다. 국민의당이 한껏 승리에 고취된 상태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마냥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국민의당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참으로 특이한 정당이다. 이념적 스펙트럼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기반이 완전히 다른 세력이 동거를 하고 있다. 마치 분당으로 치달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는 듯하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국민의당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에 상당수는 분당 직전의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성을 살펴보면 ‘안철수계+호남세력 vs 친노+운동권’으로 나뉘었다. 이들이 계속해서 갈등을 보였고, 결국 안철수계와 호남세력이 탈당을 해서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3달 만에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국민의당의 미래는 겉으로 보기에는 밝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밝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바로 성격이 완전히 다른 인사들이 국민의당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을 구성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철수계’와 ‘호남세력’으로 구성돼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높은 사람들이 하나의 정당을 구성하고 있다. 비례대표 당선자 13명 중 11명은 안 대표 측 추천으로 비례명부에 이름을 올린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또한 지역구에서는 김성식 의원이 안철수계이다. 그리고 나머지 인사들이 호남세력이다. 23명이 호남 인사들이다. 안철수계와 호남인사들이 구성돼있는데 문제는 이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이다. 안철수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람이었다. 그리고 호남 인사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하나의 정당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민감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법안 처리를 놓고 당내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상당히 보수적인 비례대표와 김대중 정신을 표방한 호남 인사들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법안 처리를 놓고도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표적으로는 안보 문제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안철수계는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사실상 안철수계는 보수의 시각으로 안보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호남인사들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기 때문에 ‘햇볕정책’을 실행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원 의원이나 정동영 의원 등은 김대중 정신을 강조해왔다. 결국 대북관을 놓고 안철수계와 호남 인사들은 갈등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정책도 비슷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워낙 넓기 때문에 각종 정책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웃지만

아울러 ‘호남 정신’을 놓고도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계는 전국정당화를 위해서 호남정신 대신 전국정당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호남 인사들은 호남 정신을 강조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다보니 안철수계와 호남인사들이 갈등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계는 자신들이 보다 좋은 상임위 자리를 가지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호남 인사들은 자신이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기 때문에 보다 더 좋은 상임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국민의당은 자신들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5~6개 정도 달라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난 후에 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갈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즉, 국민의당은 상임위 자리를 두고도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당대회를 놓고 큰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민의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임기는 창당 후 6개월 이내’에 열리도록 규정돼 있다. 국민의당이 지난 2월 2일 창당됐기 때문에 늦어도 8월초까지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새로운 지도부는 임기 2년으로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때문에 안철수계나 호남 인사들이나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호남 인사들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내놓았던 논리가 ‘당권과 대권’의 분리였다. 이 당권과 대권 분리가 국민의당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즉, 안철수 대표가 대권을 도전한다면 당권에는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안철수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이미 공언했다. 하지만 안철수계 인사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호남 인사들이 당권과 대권 분리 논리를 갖고 안철수계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친안 패권주의

아마도 친안 패권주의를 내세워 안철수계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총선 때문에 덮어뒀던 친안 패권주의를 계속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권은 항상 호남세력이 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와의 사실상 결별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호남이 안철수 대표를 대권주자로 인정하는 것인지 여부다.

물론 현재 호남에서만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도 안철수 대표와 김성식 최고위원 이외에는 호남에서만 배출됐다. 이것이 안철수 대표의 가장 큰 약점이다. 국민의당에서는 비례대표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많이 득표를 했기 때문에 전국정당이라고 자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과연 전국정당으로의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철수 대표의 힘만으로 과연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표의 확장성 무엇보다 영남에서 표의 확장성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는 별개다. 물론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비례대표 득표숫자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많이 나왔기 때문에 표의 확장성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안철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게 뒤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또한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 대권 주자가 됐을 경우 과연 친노 지지자들이 안철수 대표를 지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친노 지지자과 호남세력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때문에 분당까지 한 상황이다. 이는 야권 대권 주자로 안철수 대표가 된다고 해도 달라질 일은 없다.

목표는 다르다

또 다른 문제는 당내 대권 주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동영 의원, 천정배 의원, 박지원 의원 등이 호남정치를 내세워 대권 주자도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대표와 싸우게 될 수밖에 없다. 호남세력과 안철수 대표가 싸우게 된다면 호남세력과 안철수 세력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여기에 만약 안철수 대표는 독자 대권 주자를 꿈꾸고 있고, 호남세력은 야당통합 대권주자를 꿈꾸게 된다면 서로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감정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호남세력은 야권통합을 부르짖게 되고, 안철수 대표는 독자노선을 부르짖게 된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이번 총선을 통해 독자 노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독자노선을 부르짖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호남세력은 자신들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싶어한다. 제3정당으로 있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집권여당으로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야권통합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와 호남 세력이 서로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안철수 대표와 호남 세력이 서로 함께 앉아서 논의할 성질이 못된다. 다만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고 웃음을 보이려고 할 뿐이다. 그 허니문 기간이 언제 무너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서로 성질이 너무나 다른 세력이 만났기 때문이다. 이는 흡사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와 같은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비토했던 안철수+호남 세력이 결국 분당사태까지 만들었다. 그 당시에는 문재인 전 대표 비토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공통된 목표가 사라졌다. 저마다 각자 개인의 이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이익을 하나로 엮는 것이 정치력인데 안철수 대표가 그런 정치력을 발휘하기에는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이야 한 지붕 아래 있지만 언제 어느 때 터져 나올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갈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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