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외교문서 캡쳐>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985년 미국에서 연수를 받던 중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동향을 상부에 보고한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이 당시 연수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신군부 정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나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17일 외교부가 공개한 1985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수 중이던 반기문 외무부 참사관은 그해 1월 7일 이 대학 교수로부터 “미국의 학계와 법조계 인사가 ‘김대중 안전귀국 요청 서한’을 청와대에 발송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미대사에 보고했다.

주미대사는 다음날인 8일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에서 “약 130명의 미국 학계, 법조계 인사가 대통령각하 앞 김대중 안전귀국 요청 서한을 1월 10일경 발송할 예정”이라며 “이 서한의 요지는 김대중의 무사귀환과 공공생활의 보장으로 이를 통해 국내적인 신뢰도를 도모하고 85년 국회의원 선거, 86년 아세안게임, 88올림픽, 99년 대통령선거를 위한 사회적 화합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같은 달 11일 외무장관 앞으로 ‘김대중 안전귀국 보장 캠페인’이 발송 예정인 서한을 별첨으로 송부하면서 “130여명의 연서자 명단은 각자의 양해사항으로 포함된 것으로 이 인사들이 직접 서명한 것은 아님을 참고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다 신병치료를 위해 형집행정지로 석방돼 1982년부터 미국에 머물렀다. 이에 외무부는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부터 그를 밀착 감시했다. 

한편,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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