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을 향해 이제는 날아오르리라~

   
 

남경필 “나중에 정치인으로 대권 도전 꿈 있다”
박원순·안희정, 대권 도전 시사…광역단체장의 한계
손학규의 정계복귀, 안철수의 대권 도전 플랜은 과연

대권 잠룡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대선까지 아직도 1년 반이나 남아있지만 비룡이 되기 위한 꿈틀거림이 시작됐다. 특히 야권의 경우는 대권 잠룡들이 자신만의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아마도 야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최근 대권 잠룡들이 꿈틀거리는 이유는 새누리당의 분열이 목전직하(目前直下)에 있기 때문이다. 대권 잠룡들이 이제 기지개를 펴고 언제 하늘로 날아오를지 그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대권 잠룡들이 최근 대권 도전 시사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권 도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그들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권에 대해 슬며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았지만 대권도전의 뜻을 은근히 내비치면서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모양새다. 이에 향후 정국은 상당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의 꿈을 이야기했다. 남 지사는 지난 5월 16일 ‘20대 국회 협치는 가능한가’의 토론회에서 “나중에 정치인으로서 대통령 꿈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은 경기도지사로 정치적, 법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충실하겠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언제든지 대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정치에 있어 협치가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하며 협치는 결국 ‘연정’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가 평소 ‘연정론’을 펼쳤는데 이날도 연정론을 주장한 것이다. 이는 향후 대권 플랜 중 하나를 언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새누리당이 현재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남 지사 자신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일단 대권 가도를 선점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물론 경기도지사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 이유는 대권 욕심으로 인해 경기도정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잠룡들의 용트림

여권에서 대권잠룡까지는 아니지만 대권의 킹메이커 역할 정도 할 수 있는 인물인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대권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의장은 5월 말이면 국회의장 임기가 끝난다. 법적으로는 새누리당 복당이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정 의장은 새누리당에 복당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당 창당해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물론 자신의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노욕’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 의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마도 조건만 맞으면 킹메이커가 아닌 ‘킹’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박계가 구심점이 없고, 새누리당의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정 의장은 오는 10월까지 자신의 세력을 규합해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신당 창당의 핵심인물들은 비박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신당에 합류할 인사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정의화 의장發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할지 여부는 그때 가서 두고 볼 문제다.

여당에서는 남 지사와 정 의장이 일찌감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면 야권에서는 저마다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 13일 전남대학교에서 학생 등 4백 명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에서 5.18 광주민주화 정신이 평범하게 살 수도 있었던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면서 “뒤로 숨지 않고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 해석을 어느 방점에 두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장으로서 광주를 방문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최근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이 호남을 방문함으로써 호남민심에 구애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남 지사처럼 박 시장도 역시 서울시정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대권 도전으로 서울시정에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권 도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듯하다. 특히 호남에 공들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박 시장의 정치적 행보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대충 그림이 잡힌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실제로 5월 18일 이헌재 부총리가 서울시청을 방문, 시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간부 대상 조찬강연을 가졌다. 강연은 박 시장이 이 전 총리에게 직접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18대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와 함께했다. 그런 이 전 총리가 박 시장의 요청에 따른 시청 강연은 단순히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된다. 또한 최근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담을 나누는 등 각계 원로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선 도전을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시기는 계속 조율

야권 잠룡 중에 또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안희정 충남지사. 안 지사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지나고 당의 틀이 좀 안정되면,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해 경쟁 국면이 만들어진다”며 “그때 가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계속 응원해야 할지, 아니면 직접 슛을 때리기 위해 뛰어야 할지 정하겠다”고 밝혔다. 즉, 자신이 대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가 문재인 전 대표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를 해보고자 하는 좋은 성품과 노력을 갖추고 있다고 문 전 대표를 평가했다. 하지만 자신도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언론인터뷰를 통해 내비쳤다.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자신 스스로의 기준이라면서 ‘슛’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잣대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야권에서 거론되는 잠룡 중 하나다. 특히 친노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 불가론이 생겨났을 경우 그 대체재로 꼽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이다. 최근 충청대망론이 떠오르면서 충청민심을 잡고 수도권에 상륙할 수 있는 인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아직까지 대권 도전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권에서 무너졌을 경우라는 것이다. 이는 친노 지지층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지사로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으로 여겨진다.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움직임도 수상하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정계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정계은퇴 이후 전남 강진 토담집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그런 그가 5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민주묘역에 참배한 후 측근들과 지지자들 앞에서 새판짜기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정계복귀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선언은 앞으로 정계에 복귀해서 자신만의 정치적 행보를 걷겠다는 선언이다. 참석했던 측근들은 대선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고 평가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손 전 고문이다. 그런 손 전 고문이 새판짜기를 언급하면서 정계복귀 그 이상을 이야기했다. 손 전 고문은 일본 게이오대 초청 강연을 위해 출국을 했다. 귀국 후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을 기점으로 정치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7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 복귀를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또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손 전 고문이 당 대표를 맡은 경력이 있기 때문에 당 대표로 당을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의당은 최근 빠진 호남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인물로 손 전 고문이라고 판단, 손 전 고문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박계의 경우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창당을 한다면 손 전 고문을 대권 주자로 내세워서 세를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손 전 고문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다. 그리고 이제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 시간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정계개편이 이제 곧 이뤄진다는 것이다.

   
 

최후의 비룡은 누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역시 대선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 정국 때만 해도 총선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의 정비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18일 대선에 대해 언급했다. 광주언론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연정을 거부하면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뛸 생각이 없다고 역설했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내년 대선 정국 때 새누리당과 연정을 한 후 새누리당 대선 주자로 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리고 이런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안철수 대표로서는 대선 정국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뛸 생각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이탈 세력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최근 분당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안철수 대표는 이탈세력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국민의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전략을 이야기한 것이다. 만약 새누리당이 분당되어 이탈 세력이 신당 창당을 한다면 그 신당과의 통합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권을 위한 새로운 플랜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안철수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무조건적인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는 내년 대선에서 양자구도가 아니라 3자구도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철수 대표는 이처럼 이미 대권 플랜을 짜놓고 그에 따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호남 세력은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목소리를 어떤 식으로 잠재울지가 가장 큰 문제이다. 어쨌든 안철수 대표가 그 어느 대권 주자보다 먼저 대권 플랜을 보임으로써 대권 가도에 성큼 다가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암중모색 중에 있다. 최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며칠 후가 되면 원외인사가 된다. 원외인사가 되면 행보의 보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원외인사로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권 주자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들에게 자신의 집권의지를 과연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분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어떠한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대권가도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냥 가만히 정중동하게 된다면 대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이다.

이처럼 대권 잠룡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바삐 움직이는 이유는 새누리당이라는 변수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분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국은 급류를 타고 있다. 이 급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권 잠룡들 속히 수면위로 치고 올라와 현룡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계개편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자니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 꿈틀거림에서 기지개를 활짝 펴야할 시점이다. 향후 이들은 계속적으로 대권 메시지를 던지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여의주를 입에 품고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는 비룡의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누가 최후의 비룡으로 거듭날지는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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