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어진 트렁크·차체 밸런스로 상품성↑

   
▲ 티볼리 에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위기의 쌍용자동차를 되살려낸 소형 SUV 티볼리가 듬직한 동생을 데려왔습니다. 소형 SUV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티볼리의 여세를 준중형 SUV 시장까지 넓혀가기 위해 등장한 ‘티볼리 에어’. 과연 형보다 나은 아우일까요? 이번에 기자와 함께한 티볼리 에어는 최상위 트림인 RX 모델입니다.

   
▲ 티볼리 에어의 1597cc e-XDi 엔진 ⓒ투데이신문

티볼리와 같은 1.6 e-XDi 엔진...연비는 다소 줄어

티볼리 에어의 1597cc e-XDi 엔진은 형인 티볼리와 같은 심장으로, 최대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6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실용영역인 1500~2500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돼 꽤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줍니다. 여기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더해져 복합 연비는 4WD(4륜구동)의 경우 13.3km/ℓ(도심 11.9km/ℓ/고속 15.5km/ℓ)입니다.

형(티볼리 디젤 15.3 km/ℓ)보다 덩치가 커지고 무게도 늘어났기 때문에 연비는 다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고속-시내 주행 비율 5:5로 310km가량을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15.1km/ℓ를 기록했습니다. 잦은 정체로 인해 중부내륙과 평택제천 고속도로에서 쭉 밟았는데도 주행평균속도가 41km/h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코스는 여의도 63빌딩 부근 한강 주차장에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거쳐 제2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거쳐 충주호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 티볼리 에어 ⓒ투데이신문

300ℓ짜리 가방 멘 티볼리 에어

사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보다 커졌다는 표현보다는 길어졌다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티볼리를 뒤로 245mm 잡아당겨 전장을 늘린 모습이 티볼리 에어입니다. 개인적으로 티볼리 에어를 처음 봤을 때 리어 부분만 늘어난 모습을 보고 티볼리가 가방 메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꽤나 귀여웠습니다.

실제로도 기존 423ℓ였던 트렁크 용량이 720ℓ까지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뒷좌석 폴딩까지 더하면 최대 1440ℓ의 용량을 자랑합니다. 또한 트렁크에 220V 인버터가 설치돼 아웃도어에 더욱 적합한 상품성을 보여줬습니다.

   
▲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 ⓒ투데이신문

차량의 외관은 전체적으로 티볼리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바벨 타입 범퍼를 적용해 덧니 난 개구쟁이 같았던 형의 얼굴보다 강인하고 스포티함이 보다 더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형과 같은 눈썹 DRL(주간주행등)은 여전히 귀엽고 잘 어울립니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에 비해 전장은 다소 늘어났지만,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 길수록 실내공간이 넓어진다)는 2600mm로 그대로입니다. 다시 말해 실내 크기는 티볼리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뒷좌석의 등받이 각도를 5도 더 젖힐 수 있어 탑승자에게 조금 더 편안한 좌석(최대 32.5도)을 제공합니다. 175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뒷좌석의 레그룸(탑승자가 시트에 앉았을 때 다리가 놓이는 공간)도 불편함은 없습니다. 머리 공간도 여유 있었습니다.

   
▲ 티볼리 에어의 센터페시아와 실내 모습 ⓒ투데이신문

수수하지만 직관적인 센터페시아

티볼리 에어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부분)는 직관적이지만 수수합니다. 지나치게 화려해 직관성을 잃는 것보다는 좋지만, 밑에 포인트를 주고 있는 빨간색 막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차라리 그 막대가 없는 게 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버튼들은 다 누르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역시 그 빨간색 막대의 질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요. 그런데 딱 한 버튼이 조금 생뚱 맞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바로 운전자에게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스마트 스티어 버튼입니다. 핸들이나 운전석 좌측 버튼뭉치 등 자리도 비어있었는데요. 기어봉 옆에 시가잭 자리도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티볼리 에어의 센터페시아 ⓒ투데이신문

실내는 플라스틱과 유광 하이그로시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센터페시아 부분이 통째로 유광 하이그로시로 돼 있어 지문이 남기 쉬울 것 같습니다.

실내 수납공간도 알차게 구성돼 있었습니다. 글러브 박스는 폭이 넓진 않았지만, 꽤 깊었고 조수석 앞쪽 대시보드에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해 뒀습니다.

티볼리에서도 호평을 얻었던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 끝에 달린 일명 ‘땡큐’ 스위치(오토 비상등 스위치)는 정말 유용했습니다. 누르면 3번 비상등이 점등되는 이 스위치는 꽉 막힌 서울 시내에서 그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전석으로 눈을 돌리면 스포티한 디컷(D-Cut) 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핸들 버튼 부분에서 아래까지 유광 하이그로시가 사용됐습니다. 버튼들의 위치도 사용에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날 기자는 USB를 통해 음악을 들었는데 다음 노래로 넘기는 버튼의 동작이 굼떴습니다. 시인성 좋은 클러스터는 취향에 따라 총 6가지 색으로 그때그때 바꿀 수 있습니다.

   
▲ 티볼리 에어의 운전석 ⓒ투데이신문

밸런스 걱정 NO…탄탄한 주행능력

많은 분들이 우려하신 것처럼 기자도 리어 부분만 늘어난 티볼리 에어를 보고 밸런스가 맞을지 다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타보고 나니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묵직해진 차체와 늘어난 리어 부분은 주행 안정성에 도움을 줬습니다. 전체적인 차체 밸런스가 보다 좋아진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 동급 중 유일하게 적용된 스마트 4WD 시스템(옵션 선택 가능)이 더해져 고속에서나 코너링에서나 불안감은 전혀 없었습니다. 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았던 충주호에서 계속해서 꾸준한 주행 성능을 유지시켜줬습니다.

최대 115마력을 발휘하는 티볼리 에어의 1597cc e-XDi 엔진의 가속감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뛰쳐나가는 듯한 가속력으로 130km/h까지는 가속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습니다.

탑재된 아이신 미션은 킥다운(자동변속기 차량이 주행 중 급가속 출력을 얻기 위해 기어가 한단 밑으로 자동 변속되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서 헤매지 않고 바로바로 필요한 동력을 전달해줬습니다. 다만 140km/h에 가까워지면서 체급의 한계가 찾아왔습니다. 티볼리 에어는 6단 항속 기어에서 1900rpm 부근에서 100km/h, 약 2200rpm에서 120km/h를 찍어줬습니다.

   
▲ 티볼리 에어 ⓒ투데이신문

고속주행 시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차체도 잘 받쳐줬고 컴포트, 노멀, 스포츠 3개 옵션으로 구성된 전자식 속도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은 노멀에서도 자동으로 적절히 묵직해졌지만, 스포츠 옵션으로 바꿔주시면 보다 무거운 핸들로 바뀌어 보다 나은 고속 안정감을 줍니다.

풍절음과 노면소음은 차급에 비해 크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오디오 볼륨은 120km/h대에서 처음 출발할 때보다 다소 소리를 키워야 하긴 했습니다.

티볼리 에어는 소형 SUV 티볼리의 상품성을 극대화한 차입니다. 이로 인해 소형 SUV로서의 한계가 있었던 티볼리보다 더욱 패밀리카에 적합한 적재량과 안정성을 확보해 30대 아빠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볼리 에어는 AX, IX, RX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1949만원(AX M/T), 2106만원(AX A/T), 2253만원, 2449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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