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영남권(동남권) 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에서 밀양·가덕도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에 대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ADPi 연구 결과 영남권 공항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1000점 만점 중 818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이어 밀양 활주로 2개(683점), 밀양 활주로 1개(665점), 가덕도 활주로 1개(635점), 가덕도 활주로 2개(581점) 등 순이었다.

ADPi는 ▲접근성 및 잠재력 ▲소음 및 환경보호 ▲비용 및 실현가능성 등 총 3개로 나눠 연구를 실시했다. 이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탁회의를 거쳐 만들어졌다.

시나리오별로 접근성 및 잠재력에 가중치를 뒀을 때 밀양공항 점수는 722점(활주로 1개)~701점(활주로 2개)까지 높아지지만 김해공항 828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덕도의 경우 617점(활주로 1개), 555점(활주로 2개)에 그쳤다.

소음·환경 등을 고려한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가덕도가 678점(활주로 1개)까지 오르면서 밀양 655점(활주로 1개), 640점(활주로 2개)을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역시 김해공항 817점에 비해서는 크게 낮았다.

비용·리스크(실현가능성) 등에 가중치를 둔 세 번째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매립을 해야 하는 가덕도의 경우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주로 1개는 591점, 활주로 2개는 495점까지 내려간다. 밀양의 경우 활주로 1개 710점, 활주로 2개 667점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도 김해공항은 83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ADPi는 특히 가덕도의 경우 자연적인 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건설비용이 많이 드는 것뿐 아니라 건설 자체가 힘들다고 평가했다. 국토 남쪽 끝에 위치해 접근성 역시 좋지 않다고 봤다.

밀양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신공항 입지로 조금 더 적합하나 여전히 접근성 등 지형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경우 현재 제기되는 안전 관련 이슈를 해결할 수 있고 기존 시설과 접근성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연내에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엔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설계 작업을 거친 뒤 착공에 들어간다. 건설 기간은 10여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공항은 향후 연간 4000만명을 수용하는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ADPi는 이 지역 공항 수요가 2800만명은 국제선, 1200만명 국내선 등 총 40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t으로 예측했다.

다만, 인근 대구공항이 계속 운영되면 김해공항 수요는 연간 38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항 규모 및 면적은 현재 197만평에서 292만평으로 확장한다. 활주로는 현재 2본(3200m, 2744m)에서 3200m짜리 1본을 더 늘릴 방침이다.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연 4000만명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지형적 요소를 고려한 근접병행 활주로가 두 개는 있어야 하고 총면적이 4.4㎞x2㎞ 규격의 직사각형 모양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북서 40도 방향의 독립활주로 1본을 신설해 그동안 김해공항 문제로 지적돼 온 북측 착륙 시 안전문제를 해소하고 수용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선터미널을 신축하고, 1000만명 수용 규모의 기존 터미널은 국내선 전용으로 활용한다.

인근 교통망의 경우 철도는 동대구~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연결하는 시속 200㎞급 지선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 경우 소요시간은 현재 100분에서 75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전~마산선(2020년 개통)과 국제선터미널을 직접 연결하는 4㎞ 지선도 새로 개설한다. 이로써 현재 대구~구포 철도, 구포~김해공항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대구~부산 고속도로(대구·경북) 및 남해 제2고속 지선(부산·경남)에서 국제선터미널로 연결하는 7㎞ 도로도 신설될 예정이다.

공항건설 및 도로·철도 교통망 확충 등에는 총 37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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