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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먹고사는 문제마저도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고단한 삶을 사는 여성들에 대한 조용한 찬가, 소설 <라임포토스의 배>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자신의 연봉과 같은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 비용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29살 계약직 여성의 이야기가 담았다. 

작품 속 주인공 나가세 유키코는 첫 직장에서 상사에게 심한 정신적 괴롭힘을 당해 퇴사하고 그 후 일하기가 무서워 1년의 시간을 허비하며 보낸다. 결국 화장품 공장에서 일하며 적성에 맞는 일과는 사실상 멀어진 인생을 산다.

이에 나가세는 시간에 돈을 파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어두운 밤에는 전깃불을 밝히고 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을, 추운 겨울에는 전열기나 석유스토브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생활을 유지해야 하기에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나가세는 우연히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 포스터를 보게 된다. 여행비용은 자신의 연연봉과 같은 163만 엔이지만 나가세는 세계일주를 하고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오른다.

<라임포토스의 배> 저자 쓰무라 기쿠코는 나가세를 비롯한 4명의 지극히 현실적인 29살 여성들을 등장시켜 불완전한 현실 사회를 그대로 그려내면서 그 안에서 스스로의 삶을 관리해 나갈 것을 강조한다.

나가세의 대학 동창 요시카는 5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창업을 꾸려나가고 남편과의 불화로 딸을 데리고 집을 나온 리쓰코는 친구 집에 얹혀살며 옷을 빌려 입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다닌다. 또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선택한 소요노는 언뜻 부유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어머니와 이웃 엄마들과의 관계로 고민하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저자는 이 소설에 주인공 나가세를 통해 이 시대 젊은 노동자의 눈으로 보는 사회를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렸다. 졸업을 하고 어떤 직장이라도 일단 들어가고 보이지 않는 구덩이가 있는 듯한 위험을 느끼는 등 ‘꿈’보다는 ‘목표를 관리’하는 데 익숙해진 삶을 사는 모습을 담았다.

과연 나가세는 어쩌면 진짜 ‘꿈’이 될지 모르는 세계일주를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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