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평점은 그 자체로 법이 됐다. 검색은 21세기의 빅브라더가 됐다. 금융은 가장 복잡하고 가장 탐욕적인 정보 제국주의의 월스트리트가 됐다.

점수는 우리에게 특정한 기준을 내면화하고 실패를 처벌하도록 권장했다. 평판·검색·금융 기업들은 우리를 무지한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그래서 그들은 거대한 비밀주의 문화를 조성해 다른 모든 산업을 감염시켰다.

디지털 연금술이 새로운 유사 현실을 창조하면서 통제 불가능한 데이터는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가 연속적인 불이익을 초래했다. 어느 소프트웨어가 어떤 사람을 신용위험도가 높거나, 태만한 직장인이거나, 돈 안 되는 소비자라고 일단 판단하게 되면, 그것이 경제 전반에 걸친 다른 시스템의 의사 결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일종의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셈이다.

저자인 프랭크 파스콸레(Frank Pasquale) 메럴랜드 대학 법학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불가사의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시스템’, 즉 블랙박스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매일같이 이러한 블랙박스에 직면하고 있으며, 기업과 정부로부터 갈수록 더 면밀히 추적당하면서도, 그와 같은 정보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활용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블랙박스 시스템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 평판, 검색, 금융을 언급하면서 블랙박스에 갇힌 이들 알고리즘을 알지 못하면 지금의 세계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투명한 사회, 알기 쉬운 사회로 나갈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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