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애주가로 알려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주류시장 도전에 업계가 바싹 긴장하는 눈치다.

정 부회장은 내부의 우려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 추진’을 밀어붙였다. 이는 소주뿐 아니라 향후 위스키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주소주 인수 추진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류사업을 이마트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앞서 전국적 유통망을 활용 해 주류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의 성공사례가 있긴 하지만 소주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제주소주가 제주지역 시장 점유율이 1%에 그치는 영세한 회사이고, 물류 부담을 고려해봤을 때 제주소주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뿐만 아니라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내부에서조차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 인수를 추진한 것.

현재 이마트는 제주소주와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향후 추가 협의와 실사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계열사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통해 맥주, 와인을 수입하거나 수제맥주를 제조해왔으나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면 본격적으로 종합 주류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마트 측은 제주소주 인수와 관련해 “상품과 서비스에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6차 산업 모델로 육성하고 ‘제주’를 상징하는 한류상품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과의 OEM등 대규모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주류시장 도전 의지와 해외출장 행적 등을 감안해봤을 때 제주소주 인수가 단순히 소주시장을 노린 게 아니라 위스키 시장 진출까지 노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군다나 위스키 애호가를 넘어서 예찬론자로 정평이 나있는 정 부회장이 최근 위스키 제조 관련사로 해외 출장도 자주 다녀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업계의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자신의 SNS를 통해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서 고가 싱글몰트가 아닌 버번임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버팔로 트레이스’사의 양조장을 방문해 배럴(오크통)을 여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 위스키로 꼽히는 잭 다니엘스나 짐빔의 양조장을 찾지 않고 이곳을 찾은 것은 향후 사업 제휴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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