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설중재재판소 ⓒ뉴시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남중국해를 둘러싼 국제적 기류가 심상찮다. 지난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가 아니라면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두고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무력시위도 과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이 심상찮은 기류를 보이고 있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남중국해는 오일 루트의 핵심통로이자 세계 해상 물동량의 1/3이 거치는 곳이다. 게다가 석유나 천연가스 매장량도 상당히 많다.

미국은 중국의 팽창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일본은 미군기지를 통해 중국의 진출을 봉쇄했고, 한국의 경우에도 주한미군 등과 더불어 이번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을 봉쇄한 형국이다.

사드가 북핵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명분이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사드가 결국 중국의 진출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을 상설중재재판소를 통해 미국은 해결을 보려고 했던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으로 가는 길도 막히고, 한국도 막힌 상황에서 남중국해까지 잃어버리면 중국의 팽창은 멈춰야 한다. 때문에 중국은 계속해서 팽창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 충돌을 하게 된다면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과 같은 약소국이다.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특히 사드 배치가 결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 민감한 외교적 문제를 제대로 잘 해소하지 않으면 자칫하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수도 있다.

특히 이번에 상설중재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무조건 존중’이라고 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독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상설중재재판소의 결정에 ‘무조건 존중’이라는 반응을 보일 경우 일본은 당장 ‘독도’를 갖고 상설중재재판소에 가서 따져보자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설중재재판소가 결국 여론전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는 점에서 독도 문제를 갖고 우리 정부와 일본이 팽팽한 여론전을 벌인다면 아마도 일본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에 남중국해 판결에 대해 ‘무조건 존중’이라고 반응을 내놓은 것이 발목 잡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이번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감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외교전을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격랑 속으로 휘말려들어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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