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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전면 해부했다. 트럼프의 출생과 성장부터 부동산업과 방송 활동, 공화당 후보로서의 활약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간 트럼프’와 온갖 막말과 기행에도 무너지지 않는 ‘트럼프 현상’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강 교수는 트럼프가 승승장구해온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의 죽음’을 말한다. 트럼프가 정치를 죽인 게 아니라 이미 이뤄진 ‘정치의 죽음’이라는 잿더미에서 태어난 불사조라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인들은 미국 정치가 ‘엘리트 대 비 엘리트’의 구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성 정치권 밖의 트럼프가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강 교수는 기성 정치가 곪아 있는 사회적 문제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그걸 까발리려는 사람에겐 그 방법론만을 물고 늘어진다고 평가했다. 정치의 역할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체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비밀을 아무리 떠들어대고 공격해대도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아주 고약한 방법으로 그 비밀을 까발리며 세상의 주목과 함께 광범위한 지지까지 누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현상은 극에 이른 위선의 제도화에 대한 반동으로 사실상 ‘위선의 종언’을 선언하고 재촉하는 현상이기도 하며, 이런 현상은 이미 우리 사회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과거엔 은밀하게 사석에서나 나눌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확산으로 공사 영역 구분의 붕괴 현상과 손을 잡고 공공 영역에 진출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지지를 누리는 현상, 이게 바로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트럼프 현상’의 본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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