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과 강성이 맞부딪힌다, 타협은 없다

   
▲ ⓒ뉴시스

강성 추미애 vs 강성 이정현, 대결 불가피
정권 지키기 vs 정권 빼앗기 줄다리기 시작

9월 정기국회에서 충돌 예고, 거대한 먹구름 몰려와
천둥번개 동반한 집중호우로 국회는 표류할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로 추미애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또한 당 지도부가 친문 체제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보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선명야당을 표방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의 모습을 그대로 무너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무기력한 야당의 모습 대신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집권 여당이 새누리당도 강성 여당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앞으로 과연 정치에 타협이라는 것이 존재할지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전당대회에서는 친문 세력의 적극적 지지를 받은 추미애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이 됐다. 추미애 후보는 54.03%%의 득표율을 얻어 압승을 거뒀고, 이종걸 후보는 23.89%, 김상곤 후보는 22.08%를 득표했다. 신임 당 대표와 함께 부문별 최고위원들도 선출됐다. 여성 부문엔 원외 인사 양향자 후보, 청년엔 김병관 현역 의원이, 노인에는 송현섭 후보가 당선됐다. 앞서 권역별 최고위원 5명은 전국 시도당 대의원 대회 후 호선으로 임명됐다. 서울 제주권에는 김영주, 영남권은 최인호, 인천 경기권은 전해철 현역 의원이 호남권과 강원 충청권은 원외 인사인 김춘진 전 의원과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이 각각 맡기로 했다. 대다수가 친문 인사라는 점에서 친문 지도 체제가 완성이 된 것이다.

친문 체제 구축

이번에 친문 체제가 구축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해 연말 가입한 10만 온라인 당원의 힘이다. 이들 중 3만5000여 명은 6개월 동안 매달 꼬박 당비를 내서 권리당원이 됐다. 또한 다시 이들 중 일부는 대의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 대략 20만 명 정도 된다고 알려지면서 이들 3만5000여 명은 무시 못 할 숫자이다. 더욱이 이들 권리당원들은 기존의 권리당원들과는 달리 자발적인 당원 가입을 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어떤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권리당원들이다.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 사실상 이들이 더불어민주당 운명을 가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특성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이다. 또한 선명야당을 지향한다. 그동안 집권 여당에게 끌려다니는 그런 야당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이들은 선명야당을 통해 강성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켜주고, 이를 바탕으로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주류가 강성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게 되면 외연 확장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이들 권리당원들은 강성 야당 지지층을 잡지 못하면서 외연 확장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강성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강한 야당

이런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업고 탄생한 추미애 당 대표이다. 또한 친문 인사들로 채워졌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추미애 당 대표는 이들 권리당원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권리당원들이 실망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국회가 경쟁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국 운영에 대해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에 보다 강성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이정현 대표가 당 대표이다. 또한 친박계 중에서도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당 지도부에 앉아 있다. 다시 말하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강성과 강성이 만났다고 볼 수 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세력이 국회에서 마주 앉게 된 셈이다. 따라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협치보다는 갈등이 국회를 감싸고돌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이정현 대표는 대선 경선 관리보다 민생과 경제 등 국정 현안을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정부와의 투쟁을 언급했다.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고 하는 길을 걷지 않으면 단호히 맞서겠다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밝혔다. 따라서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 갈등이 예고된다.

당장 9월 임시국회부터 상당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미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여야 합의를 했기 때문에 추미애 당 대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9월 정기국회부터 추미애 당 대표가 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추미애 당 대표가 보다 강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특별 수사팀이 우병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 감찰관을 동시에 수사를 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추미애 당 대표로서는 이에 대해 보다 강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 우병우 수석에 대해 집중 난타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특별 수사팀이 만약 부실 수사를 한 흔적이라도 나오게 된다면 아마도 특검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든 것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안이다. 때문에 우병우 수석 거취 문제를 놓고 여야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 갈등 불가피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기간을 연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도 역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절대 불가의 입장이다. 이 두 입장이 충돌하면서 아직까지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성 야당이 탄생함으로 인해 또다시 충돌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정기국회에서 다양한 의제를 갖고 새누리당과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강성이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강성이기 때문에 두 전선이 맞부딪히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국회가 그야말로 어두운 미래를 보여준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국회 특히 야당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보여왔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의 협치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야의 주도권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민의당 역할론이 상당히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도 강성 지도부, 더불어민주당도 강성 지도부이지만 독자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 때문에 국민의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추경 예산의 경우를 보더라도 국민의당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이 선명야당에서 중도 보수로 그 지향점을 달리하고 있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모드로 전환된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당 대표 선출로 인해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을 친문 패권 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정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강성과 강성이 맞부딪히는 국회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추미애 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국회의 미래는 다소 어둡게 전망되고 있다. 협치가 사라지고 갈등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어두운 시대에 현명한 대책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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