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다람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광복 70년이 지난 지금, 친일파의 후손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권력의 중심으로 부를 누리고 있다. 정의와 애국을 외치던 사람과 그 후손들의 비극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는 불의가 정의를 대체하고 매국이 애국을 능가한 뒤틀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역사가 전하는 교훈과 가치는 한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과연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과 가치를 남겼는가.

친일반민족의 뿌리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현재 모습을 추적 조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 과연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과연 선대의 잘못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책 <친일과 망각>은 해직 언론인과 탐사 보도 전문 언론인 중심으로 설립돼 현재 4만여 회원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독립 언론기관 ‘뉴스타파’의 김용진, 박중석, 심인보가 공동저자로 펴냈다.

뉴스타파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친일반빈족행위’에 주목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진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확정한 친일파 1006명을 대상으로 그 후손들을 저널리즘 차원의 모든 취재방법을 동원해 그들을 추적했다. 그렇게 총 1777명의 후손들을 찾아냈다. 그들의 학력, 직업, 거주지, 재산 등을 탐사해 인구사회학적으로 분석하고, 친일반민족 문제와 친일 행적이 드러난 선대에 대한 생각 등을 물었다. 이렇게 특정한 범위에서의 전수 조사는 기존에는 없던 전대미문의 방대한 방식이었다.

그렇게 약 1년여의 취재 기간에 걸쳐 완성된 방송 <친일과 망각> 4부작은 2015년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그리고 이는 360만명이 넘는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방송 이후 각종 언론상을 수상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처 방송으로 다 담아내지 못했던 이야기와 생생한 취재과정, 방송 이후의 뒷이야기들을 엮은 것이 바로 책 <친일과 망각>이다. 이 책이 출간된 이유는 친일파와 그 후손들을 비난하고 역사적 책임을 묻기 위함이 아니다. 친일파 후손들의 현재의 모습과 그들의 인식을 알아보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망각하고 방치했던 중요한 역사적 교훈과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함이다.

<친일과 망각>을 통해 친일과 반민족 문제를 이해하고, 치유와 화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 이는 역사적 화해를 위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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