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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새누리당이 친박 강경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주 국정감사 파행이나 이정현 대표의 단식 농성 등에서 드러난 상황은 바로 친박 강경파에 의해 새누리당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간 것에는 친박 강경파가 있었다.

이정현 대표가 지난달 28일 자신은 단식 농성을 이어갈 테니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복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곧바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이런 상황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친박 강경파에 있었다.

이날 의원총회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친박 강경파다. 이들은 국감에 절대 복귀할 수 없다면서 자신보다 선수가 높은 중진 의원들을 향해서도 과감하게 욕설을 날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강석호 최고위원은 “조폭도 아니고”라면서 신세 한탄했을 정도였다.

친박 강경파의 강한 어조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새누리당은 민심에 떠밀려서 빈손 회군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도 친박 강경파는 회군은 절대 없다면서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결국 당내에서 회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회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이 지난달 29일 당론을 위배하면서까지 국감에 복귀한 것을 두고 친박 강경파는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김진태 의원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간첩 발언을 함으로써 야당에게 공분을 사기에 이르렀다.

당내에서는 친박 강경파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든 주도권을 친박 강경파가 쥐고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의총이 열리게 되면 친박 강경파가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고, 나머지 의원들은 그 의견에 전적으로 좇아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혹여 반대 목소리를 내기라도 한다면 곧바로 받아치면서 욕설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다른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이처럼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청와대의 오더이기보다는 자신에게 닥친 정치적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게 될 경우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올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동됐다는 것이다.

친박 강경파는 앞으로도 계속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과연 이들의 목소리가 언제까지 높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빠지게 되면 이들의 거취 문제가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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