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재 의원 ⓒ뉴시스

이은재, MS오피스 황당질문으로 ‘오피스녀’ 등극
김제동, 영창 발언으로 인해 국감 증인 채택될 뻔

이은재·조희연, 질문 내용 숙지 못해서 나온 해프닝
보좌관 원고에 의존하는 자세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졸지에 국감스타가 됐다. 보통 국감스타라고 하면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피감기관 증인을 코너로 몰아세우는 의원들을 말하는데 이은재 의원은 다른 의미의 국감스타가 됐다. 이른바 ‘황당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질문 내용을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감에 임했고, 답변하는 조희연 교육감 역시 질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해프닝에 불과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정감사란 피감기관이 1년 동안 제대로 운용을 했는지를 철저하게 따지는 자리이다. 그리고 국감이 끝나면 국감스타가 선정된다. 올해 국감스타는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은 방송인 김제동씨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한 종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군 복무 했을 때 어떤 행사의 사회를 봤는데 사령관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고 13일 영창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영창 기록이 없다면서 사실관계를 따져야 한다면서 국감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제동씨는 국감에 응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국감 증인 채택은 불발됐다. 만약 국감으로 채택되면 국감장이 예능장으로 바뀔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결국 김제동씨를 국감장으로 불러내는 것은 없었던 일이 됐지만 여전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김제동씨가 국감스타로 떠올랐다.

이은재의 황당질문

국감스타로 떠오른 또 다른 인물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다. 이른바 ‘황당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인터넷에서는 들끓어 올랐고, 각종 패러디가 난무했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 6일 서울시교육청·인천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학교 업무용 소프트웨어 일괄 구입’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은재 의원의 주장은 조희연 교육감이 MS오피스와 한글워드 등을 일괄 구매했는데 이는 지바재정법 제47조 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예산 절감을 할 수 있었음에도 수의계약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횡령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은재 의원은 “MS 오피스는 공개입찰 안 하고, 왜 마이크로소프트만 쓰냐? 담합 아니냐?”라고 질문하고, 조희연 교육감은 “MS 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 건데, 그럼 어디 걸 써야 합니까”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황당질문’이라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각종 패러디까지 난무하게 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MS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서 제작한 것을 모르고 질문한 것 아니냐면서 컴맹 의원이라는 비판까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이은재 의원실은 해명자료를 통해 “이은재 의원은 일선학교에서 집행해야 할 ‘학교운영비’로 서울교육청이 S/W(소프트웨어)를 구매한 것은 지방재정법 제47조(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황당질의 논란과 관련해 이 의원은 소프트웨어 구매방식에 있어 경쟁입찰을 통해 물품 가격을 낮추는 등 예산 절감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은재의 무리수

물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운영비를 삭감해 해당 예산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운영비는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지급했고, 소프트웨어 구입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오히려 1300개 학교에 소프트웨어 공짜 사용 혜택을 줬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각 학교별로 해당 프로그램을 구매할 경우 1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판단했는데 교육청이 일괄구매하면서 29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내용은 에산 절감 우수 사례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은재 의원이 수의계약을 문제 삼은 것은 ‘횡령’ 의혹을 강하게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국감장에서 수의계약을 문제 삼음으로서 횡령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이은재 의원은 질문을 통해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거라고 보는데 교육감은 전혀 그런 것에 대해서 지금 일부러 모르는 건지 아니면 동문서답만 계속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문제는 과연 수의계약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철저하게 숙지를 했었느냐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경쟁입찰을 두 번씩이나 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입찰이 모두 실패를 했고,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변경을 했다. 이에 대해 이은재 의원은 실제 소프트웨어 제조사 한컴은 총판이 아닌 15개 정도의 교육파트너사들이 있으며 이들은 지역제한경쟁입찰이 아닌 모든 일반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1·2차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에 이어 3차 입찰에 응찰한 업체와 수의계약(낙찰률 99.9%)을 맺기 전에 이들 한컴 파트너사들이 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담합에 의한 고의적 유찰 가능성을 점검했어야 함에도 서울교육청은 이런 과정을 소홀히 했고, 이러한 사실과 함께 수의계약업체와의 유착의혹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수의계약이 이뤄진 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따지려고 했다는 것이다.

본질은 무엇

하지만 결국 이 과정은 모두 생략된 채 질의를 했고, 결국 그 질의가 ‘황당질문’이라는 형태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은재 의원이 보좌관이 써준 원고를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감을 임했고, 조희연 교육감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답변을 하다보니 황당질문이라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재선 의원이라면 질의 내용에 대해 이해하고 국감을 들어가면서 예견된 사고였고, 충분한 근거도 없이 무조건 ‘사퇴하라’고 윽박만 지르면서 사고가 터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보좌관이 써준 원고에만 의존하는 풍습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질문 내용을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하고 보좌관이 써준 원고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의원들도 이제는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국감장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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