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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지난여름, 강남역에 ‘쉑쉑버거’ 국내 1호점이 개점했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날씨로 푹푹 찌는 여름이었지만 쉑쉑버거를 먹으려는 사람들은 1시간 이상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약간의 불편을 겪긴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경험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보통 ‘불편’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지만 여기에 ‘감수할 만큼 적당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감수해야 할 불편의 크기보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의 가치가 더 높으면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좀 더 멋지고 세련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당한 불편’을 매력으로 느끼는 이들의 욕망을 포착하는 것은 2017년 라이프 트렌드의 주요 화두가 됐다. 이에 따라 <라이프 트렌드 2017>에서는 ‘적당한 불편’을 핵심 키워드로 다루며 이에 따른 12가지 유형의 사람을 소개한다.

세미-베지테리언(Semi-Vegetarian)이 그 중 하나다. 이들 가운데 제일 유연성이 높은 채식주의자 ‘플렉서블 베지테리언(flexible vegetarian)’은 평소에는 채식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생선은 물론 조류와 육류까지 먹는다. 대신 어떤 경우에 육류를 허용할지 등에 대한 원칙은 각자 갖고 있다. 저자는 채식주의가 앞으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먹는 것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진다는 것은 ‘적당한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가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당당하게 독립을 거부하는 사람들, 바로 ‘뉴 캥거루족’(New Kangaroo)을 주목한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성인이 다 돼서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들은 성인이 되고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건 무능해 보이지만, 학자금 대출을 갚고 돈을 좀 모아 둘 때까지는 그렇게 하는 게 합리적이라 여긴다.

저자는 이 외에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 ‘오늘만 사는 투데이족’,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익숙한 과거와는 과감하게 결별하는 ‘패스트 브레이커(Past Breaker)’ 등을 소개한다.

돈으로 불편을 사는 사람들, 감수할 만한 불편을 새로운 매력으로 느끼는 사람들, 적당한 불편을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인 이들이 만들어 갈 2017년이 궁금하다면 <라이프 트렌드 2017>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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