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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갑작스럽게 꼬리를 내렸다.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최근 3적(賊), 8적, 10적이라는 말을 하는데 저를 ‘주적’으로 생각해달라”면서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친박(친박근혜)”이라고 언급했다.

이정현 대표가 갑작스럽게 행동이 바뀐 것이다. 그동안 비주류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던 이정현 대표의 모습이 아니다.

특히 김무성 전 대표 등 일부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검토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 뭉치자. 제발 나간다는 소리 좀 하지 말아달라”면서 “여러분의 당이 아니지 않느냐. 여러분이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보수세력이 가꿔온 당이고 목숨 걸고 지켜온 당이 아니냐”고 호소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상대로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맹비난을 했던 이정현 대표의 태도가 갑작스럽게 바뀐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오는 21일 당 대표직을 그만둔다. 그리고 비박계는 친박계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비박계는 탈당까지도 결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태도 전환을 한 것이다. 이는 탈당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의아스러운 행동이다. 친박계는 그동안 비박계를 향해 탈당을 계속 강요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친박계는 새누리당 내 입지 다지기에 들어갔다. 우선 윤리위원회를 장악했다.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친박계 윤리위원을 충원했고, 이에 반발해서 현 윤리위원회는 총사퇴를 했다. 이로써 윤리위를 장악했다.

또한 지난 13일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이 출범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순실의 남자'로 규정된 조원진, 이장우,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등 친박계 의원 30여명과 이인제 전 의원을 포함한 원외인사 30여명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

여기에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이 있다. 친박은 정우택 의원을 비박계는 나경원 의원을 밀고 있다. 친박계가 중도층 의원들을 포섭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즉, 중도층 인사들을 친박계가 포섭하면서 이정현 대표 역시 당권을 친박계가 확실하게 장악했다고 판단했는지 비박계를 향해 알량한 손을 내밀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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