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뉴시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청문회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창은 무뎠고 방패는 튼튼했다. 청문회에 새로운 내용 혹은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이른바 법률 미꾸라지라는 별명 답게 청문위원들의 질문을 교묘하게 비켜나갔다.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알지는 못한다고 답변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청문위원들이 민정수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직무유기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고 줄곧 주장했다.

사실 민정수석의 역할이라는 것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고, 부정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정수석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보고서가 올라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최순실씨 관련 보고서가 올라오지 않았다면 우병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실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민정수석으로서 최순실씨 국정농단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병우 전 수석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렇게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었던 것은 청문위원들의 질문이 날카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병우 전 수석의 청문회는 예고됐었지만 그만큼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 사실 청문회라는 것이 일문일답을 통해 상대방의 허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서 상대방의 허를 찔러야 하는데 청문위원 상당수가 자신이 준비한 질문만 하는 수순에 그쳤다.

즉흥적으로 애드립을 갖고 상대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데 청문위원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질이 부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일부 청문위원들의 질문은 날카로웠지만 전반적으로 청문위원들의 질문 수준이 낮았다. 이는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청문회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인을 강제로 출석시키는 부분이나 위증을 했을 때의 처벌의 강도를 높이는 등의 내용은 물론 자료 제출에 있어 강제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