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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당분간 기존 정치권과 별개 행동 보일 듯
바른정당·국민의당, 구애 작전 돌입…귀추 주목

기존 정당 세력과 경쟁 위해 지지 세력 필요
충청권 기반 지지세력 확보로 지역대연합 이룰 듯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귀국을 한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 직책을 맡아서 일해왔던 반기문 전 총장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단순히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대선 주자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수세력에서 변변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은 보수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전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지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반 전 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은 벌써부터 이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귀국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보수세력으로서는 변변한 차기 대선 주자를 배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대로 간다면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을 빼앗기게 되면서 당의 존폐 위기까지 놓이게 된 상태다. 때문에 반 전 총장의 귀국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반 전 총장의 귀국이 반갑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반기문의 귀국

이처럼 정치권 전반에서 반 전 총장의 귀국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이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이겠느냐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귀국하자마자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귀국 후 정국 돌아가는 정세를 파악한 이후 나름의 정치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때문에 당장 어느 특정 정당에 가입하는 등의 행동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오히려 기존 정당은 더욱 애가 탈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가칭 개혁보수신당)이나 국민의당은 하루라도 빨리 자당으로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으로서 선뜻 특정 정당으로 가겠다고 할 수도 없다. 아무런 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특정 정당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 정당에서도 미력하나마 자당 소속 대권 주자들이 있다. 바른정당의 경우에는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에는 안철수 전 대표가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한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당장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자살골과도 같다. 조직력을 갖고 있는 대선 예비주자와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패배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때문에 반기문 전 총장은 당분간 외곽에서 사태를 관망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대선 경선을 치르지 않은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설사 대선 경선에서 통과를 했다고 해도 제3지대에서 당대당 연대를 해야 한다. 만약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입당을 해서 대선 경선을 치러서 통과를 했다면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반기문 전 총장은 몇 번의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반기문의 계획

이런 이유로 반기문 전 총장으로서 가장 좋은 방안은 ‘추대’이다. 하지만 추대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존 대선 예비주자들이 추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차기 대선 주자치고 대선을 포기할 생각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한다. 때문에 반 전 총장으로서는 귀국하자마자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3지대에서 당분간 관망을 하면서 세력화를 해야 한다. 그것이 정당 창당이 될 수도 있다. 정당 창당을 한다고 해서 실제로 창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당 규모의 조직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대당 통합을 하게 된다면 반기문 전 총장의 세력이 통합된 정당의 멤버가 되는 것이다. 그 뒤 대선 경선에서 반 전 총장이 유리한 구도를 펼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반 전 총장은 제3 지대에서 기존 정당들을 계속 흔들어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새누리당에서는 반 전 총장이 가는 길이 공산당만 아니라면 끝까지 가겠다는 충청권 의원들이 있다. 대략 10여명 정도 되는데 이들은 아마도 반 전 총장과 함께 움직이는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이 결성되고 있다. 현역 의원들과 지지 조직단체까지 만들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산을 갖고 기존 정당과 거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의 미래

결국 반 전 총장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력이다. 그런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충청권 민심이다. 반 전 총장이 충청 출신이기 때문에 이들의 힘이 필요하다. 결국 기존 총장이라는 명예를 버리고 충청권 맹주로 떠올라야 한다.

충청권 민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영남이나 호남에서 대통령이 나왔지만 충청에서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충청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반 전 총장이 이 충청 민심을 제대로 흔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대연합을 이뤄내야 한다. 영남의 바른정당, 호남의 국민의당을 함께 아우르는 이른바 제2 삼당합당을 이뤄야 한다. 그래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 전 총장의 메시지는 앞으로 분명해야 한다. 충청 민심을 흔들만큼 큰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기름장어라는 별명처럼 모든 사안에 대해 빠져나가려는 모습은 버려야 한다. 특히 충청 민심에 대해 확실하게 반응을 해줘야 한다. 충청 맹주로서 지역 대연합을 이뤄내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올해 대선에서 반기문 전 총장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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