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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무산됐던 세월호 인양, 오는 4월 중에 재시도
해수부, 잔존유 제거 및 해저 상황으로 인양 난항
상하이샐비지, 기상요건으로 인양 미뤄질 수 있어
유가족, 예측 가능했던 상황···더는 납득할 수 없어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세월호 인양이 결국 또 한해를 넘기고 오는 4월로 예정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는 인양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 해소와 작업 현황 보고를 위해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각종 의문점과 인양 시기를 확신하지 못하는 관계자들의 지지부진한 태도에 유가족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관 제2소회의실에서 ‘세월호 인양 국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과 인양을 책임지고 있는 ‘상하이샐비지’, 인양 컨설팅을 담당하는 ‘T·M·C’ 등이 참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송영길 의원, 전해철 의원, 손혜원 의원, 신창현 의원, 박광온 의원과 70여명의 유가족이 자리에 함께했다.

추 의원은 “제대로 된 세월호특별법 통과 및 선체 조기 인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국민과 유족에게 약속한다”면서 “무능한 국정농단 세력에게 국민이 희생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안전한 국가 건설에 대한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다짐했다.

또 송 의원은 “자식이 물에 빠졌을 때 부모에게는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보호하지 않으면 살인”이라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보호하지 않았다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 상하이샐비지 지앙 옌 부사장(좌), 김현태 부단장(우) ⓒ투데이신문

해수부·상하이샐비지 “예상치 못한 난항으로 세월호 인양 지연”

이날 설명회는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장기욱 과장의 해수부가 직접 촬영한 세월호 인양 현장 영상을 바탕으로 한 작업 과정 설명으로 시작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을 투입된 선박은 크레인이 달린 길이 100m, 폭 38m에 달하는 2500t 규모의 주 작업선 ‘달리하호’와 부 작업선, 현장을 지원하는 선박까지 총 3척이다.

또 현재까지 인양 준비를 위해 선수(배 앞부분)에 18개, 선미(배 뒷부분) 10개의 리프팅 빔(인양 받침대) 설치를 마쳤다. 이후 리프팅 빔에 와이어를 연결해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는 것이 해수부가 발표한 계획이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인양 작업 지체 원인에 대해 선체 내 유출된 잔존유 제거 작업과 굴착이 어려운 해저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과장은 “인양을 하기 위해서는 선체에 있는 잔존유를 제거해야 하는데 탱크 안에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선체 내로 유출돼있던 상황”면서 “잠수부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작업이 지체됐다”고 말했다.

또 “리프팅 빔을 선체 아래쪽에 설치하기 위해서 해저 굴착 작업을 진행했는데 토질이 워낙 단단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인양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상하이샐비지 측의 작업 현황 보고가 진행됐다.

상하이샐비지 지앙 옌 부사장은 선박 내 잔존물 제거 작업을 가장 최우선으로 진행했으며, 바지선 형태의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를 이용해 을 이용해 선체를 들어 올리겠다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두척의 잭킹바지선에 와이어를 연결해 선체를 인양해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 부두까지 이동시키는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 공법을 이용해 인양 작업을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 설명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 ⓒ투데이신문

유가족 “인양 지연 원인 명확히 밝혀야···4월 계획 역시 불투명”

질의응답에서는 명확한 세월호 인양 지연 원인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측의 모든 설명을 마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손 의원은 “지난해 7월에 인양한다고 했다가 별다른 설명 없이 9월로, 연내로 미뤄지다 해를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작업은 지연되는데 구체적인 설명은 없어 유가족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양 지연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앙 부사장은 앞서 해수부와 마찬가지로 “인양을 위해 잔존유 처리작업이 필요한데 입찰시 해수부에서 받은 정보에 따르면 잔존유가 오일칸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실제로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며 “뿐만 아니라 좌현 밑바닥에 퇴적층이 단단해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데 5개월 정도가 소요됐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상하이샐비지는 잔존유가 얼마나 있는지, 해저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 직접 파악하지도 않고 해수부가 전달한 자료로만 견적을 내고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지앙 부사장은 “오는 3월 말까지는 모든 인양 준비를 마치고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인양 준비를 할 것”이라면서도 “여러 기상요건의 문제로 소조기(조소 간만의 차가 작은 시기)때 인양을 시도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15일 후 다음 소조기 때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또다시 세월호 인양 작업에 착오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유가족과 의원들은 그렇다면 4월 중 인양 계획 역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한 이러한 요건들은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이제 와서 이를 핑계 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당초 2~3개로 계획된 천공의 개수가 140여개로 늘어나면서 인양 후 선체 훼손으로 인해 진상규명에 미칠 악영향과 미수습자 유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그러자 해수부는 “천공은 해수부도 제안하고 상하이 샐비지도 동의했다”면서 “구멍을 뚫은 이유는 배를 꺼낼 때 부력 확보 및 공기를 넣어서 가볍게 하기 위함이었고 최근에는 다 막았다”고 해명했다.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김현태 부단장은 “세월호 유가족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해에는 연내 인양 약속 지키지 못했지만 여기서 말씀드렸던 시간 내에 인양될 수 있도록 더 긴장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해수부는 세월호 내에 뚫린 140여개의 천공에 관한 자료를 비롯해 화물칸 스캔 자료 등을 세월호 특별위원회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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