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작년 4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5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삼성전기는 9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삼성전기의 경우 갤노트7가 단종되면서 카메라모듈과 기판 등 고부가 부품 판매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갤노트7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비중을 절반 이상 책임졌던 삼성SDI는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배제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삼성SDI는 작년 4분기 매출 1조3029억원, 영업손실 5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1.0% 늘었고, 갤노트7 관련 충당금을 반영했던 3분기(1104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손실 폭이 줄었다.

1년 내내 지속된 영업손실로 지난해 삼성SDI의 연간 적자 폭은 9263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96% 늘어난 5조20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4분기 적자의 주요 요인은 갤노트7 리콜 및 단종에 따른 2차전지 사업부문의 부진이다. 폴리머전지 등 소형전지 영업실적이 악화됐고, 중대형 2차전지(자동차) 역시 중국 당국의 규제 여파에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갤노트7에 따른 여파는 4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적어도 2020년은 돼야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2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전략 거래선 수요 감소 및 경영 효율화 비용 등으로 전년 대비 92%나 감소했다. 2016년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3% 줄어든 6조330억원이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매출 1조3450억원, 영업손실 4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전분기에 비해서는 8.3% 감소했다. 삼성전기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353억원) 이후 9분기만의 일이다.

지난해 4분기에 삼성SDI와 전기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삼성전자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호조로 영업이익 9조2208억원을 달성,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9조원대에 올라선 것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이후 3년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53조33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0.03%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질적인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원화 환율이 부품 사업 중심으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016년 연간기준으로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기록해 올해에는 사상 두 번째로 ‘연매출 200조원·영업이익 30조원’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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