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 “여성제품서 원산지 혼동 주는 경우 많아…표기 개선 필요”

   
▲ P&G의 ‘허벌(Herbal) 에센스’ 앞면과 뒷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글로벌 생활용품업체 P&G의 ‘허벌(Herbal) 에센스’ 표기가 원산지 오인‧혼동을 일으킨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품 출시 이후 잇따르고 있다.

원산지가 태국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앞면에는 온통 일본어로 표기돼 있으며,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 원산지 표기가 돼 있어 원산지를 오인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허벌 에센스는 2013년 출시됐으며 샴푸, 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허벌 에센스는 실리콘이 전혀 함유돼 있지 않은 이른바 ‘무실리콘 샴푸‧린스’로 모발에 윤기가 없고 푸석거려 헤어 스타일링이 어려운 소비자들이 사용하면 좋은 제품으로 광고돼 왔다.

또한 감귤류 혼합성분과 계화꽃 등 식물 추출 에센스가 함유돼 있어 머리를 감은 후에도 오래도록 향기가 지속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허벌 에센스는 소비자들의 수많은 사용 후기가 블로그 등 SNS에 게재될 만큼 인기가 높은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허벌 에센스의 표기 관련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하나같이 “일본 제품인 줄 알았다”는 내용을 사용 후기에 담았다.

김포에 있는 한 롯데마트 지점에서 허벌 에센스(클래식 릴렉싱 카모마일 컬렉션)를 구매한 소비자 A씨는 일본 제품인 줄 알고 구입했으나 자세히 확인해 보니 태국 제품이었다며 허술한 원산지 표기로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고 주장했다.

A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허벌 에센스는 앞면을 비롯해 내용물을 관통해 보이는 뒷면 역시 일본어로 표기돼 있으며, 제품을 잡는 손 위치에 원산지 표기가 돼 있어 원산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제품 앞면을 가득 채운 일본어 표기에 허벌 에센스가 일본 제품인 줄 알았다”며 “일본 제품의 경우 향이 좋은 화장품이 많아 허벌 에센스를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평소 사용하던 일본 샴푸 제품과는 향이 달라 자세히 살펴보니 제품 원산지는 태국이었다”며 “허벌 에센스 유통업체 P&G는 일본어 표기로 제품 표면을 디자인했을 뿐만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원산지 표기로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A씨는 P&G가 일본에 유통하던 허벌 에센스 제품에 한국어로 표기된 설명 스티커만 덧붙여 국내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구매한 제품 뒷면을 보면 한국어로 표기된 설명 스티커가 일본어로 표기된 제품 설명 스티커 위에 덧붙여져 있다”며 “이 때문에 앞면에서 봤을 때 일본어 표기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유통시키던 제품을 거의 그대로 한국에 유통시키고 있으니 일본 제품으로 착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일본어로 가득한 제품 표면 디자인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원산지 표기를 더 눈에 잘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샴푸 등 여성들이 사용하는 제품에는 원산지와 다르게 혼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화장품으로 유명한 일본으로 제품 원산지를 혼동하는 경우, 높은 가격을 부담하고서도 제품을 구매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원산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경우, 원산지 표기가 좀 더 크게 보일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P&G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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