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월 귀국하면서 대선의 뜻을 밝힌 반기문 전 총장이 3주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일부 정치인의 구태 의연하고 편협한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무의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 자신을 혹독하게 질책하고 싶다”며 “이러한 결정을 한 심경에 대해 너그럽게 양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런데 현실이 된 것이다.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할 때만 해도 풍운의 꿈을 안고 귀국을 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총장의 행보에 구설수가 붙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했고, 그 실망이 결국 지지율 하락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설 연휴 직후에는 10%p의 범위로 격차를 벌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반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가 여부였다. 그러자면 기성 정당에서 반기문 전 총장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직후 기성 정당에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기성 정당에서는 오면 좋은 일이지만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애가 타는 쪽은 반기문 전 총장이었다. 급기야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아마도 본인으로서는 신의 제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성 정당이 역시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결국 대선 출마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더욱 급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층으로서는 대선 주자를 잃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체재를 찾아야 하고, 이에 황교안 권한대행에 더욱 주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의 경우에는 자당 소속 정치인들을 대선 주자로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를 대선 주자로 키워야 하는 숙제이다.

국민의당 역시 반기문 전 총장이라는 변수가 사라지게 되면서 안철수 전 대표를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4자 구도로 굳어지게 되면서 반문 세력 간의 합종연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더욱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지게 도면서 보수의 위기가 닥치게 됐고, 이로 인해 오히려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반문 세력이 하나로 뭉치게 되면서 양자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정치권에게 새로운 파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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