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로 불리는 24일 삼성그룹, SK그룹 등을 포함해 928개사가 주총을 갖는다.

이날 삼성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엔지니어링 등 16개 상장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임에 따라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만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총 안건은 전년도 재무제표와 이사 9명의 올해 보수한도 승인 단 두 건뿐이다. 신규 이사 선임 안건 자체가 없어 이재용 부회장은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삼성전자 측이 총수 부재와는 별개로 지주사 전환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그룹 내 높은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해소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5월경 지주사 전환 여부를 국내외 동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가시화될 경우 다음 달부터는 인적 분할을 위한 작업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가 이번 주총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지주사 전환 작업에 대한 계획 등을 밝힐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삼성전자 주총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밑그림을 발표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가의 3세 승계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꼽히는데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60%에 불과하고, 자사주를 제외하면 오너가와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총 18.47%인데다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최근 그룹 해체 이후 삼성의 자율경영이 계열사 수주 감소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삼성 건설계열 3사인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의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날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 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을 다룰 예정이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부분이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당시에도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무리한 합병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주주들로부터 받은 바, 올해 주총에서도 일부 주주들은 이에 대한 항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주가 하락과 매출 부진에 대한 일부 주주 반발도 예상된다.

삼성SDS는 물류 BPO 사업 분할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는 주요 해외 7대 법인 중 IT 서비스와 물류 BPO를 병행하는 법인을 중심으로 물류 BPO 사업 분할을 진행하고 있으며, 물류 BPO 사업을 분할하는 이유는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삼성전기는 권태균 전 조달청장, 서울대 최현자 교수, 성균관대 유지범 교수 등을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과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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