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실험은 사실상 실패했다. 인명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이 새롭게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그 혁신은 그야말로 허공에 날아갔다.

물론 인명진 위원장이 위원장직에 앉을 때까지도 친박이 저항하는 등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명진 위원장은 친박 청산을 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인명진 위원장의 친박 청산은 실패했다. 오히려 친박 인사들이 당 주류를 이루면서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만 바꾸는 개혁을 한 것이다. 사실상 개혁을 하지도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보수정당이 아니라 극우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성 친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아울러 지난 탄핵 정국 때 탄핵 기각 청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데 이어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구속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기대어 내년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까지 고려함으로써 소위 ‘TK 자민련’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쉽게 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장 닥친 대선이다. 대선에서 보수정당이 정권재탈환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자면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인명진 위원장이 사퇴하게 된다면 결국 자유한국당은 친박 일색의 정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비대위원장 혹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시말해,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넘어 비문 연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김종인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음으로써 이뤄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인명진 위원장이 물꼬를 트기위해 사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